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살던 고대 로마의 귀족들은 살아서 더 많은 산해진미를 맛보기 위해 먹은 음식을 일부러 토했다. 쉽게 토하기 위해 미리 작은 물체를 묶은 명주실을 삼켜뒀다가 이를 잡아 당겨 위 속의 음식을 토해내 속을 비운 뒤 새로운 음식을 맛봤다.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일부 여성들은 음식을 먹은 뒤 일부러 토해내는 고통을 감내하기도 한다.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 관념 탓이다. 물론 토해내면 살이 찌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위산이 함께 역류하며 식도와 구강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이럴 때 아예 삼키지 말고 씹다가 뱉어버리는 것은 어떨까.
비만치료 권위자인 유태우 ‘닥터U와 함께 몸맘삶훈련원’ 원장(전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주임교수)의 두 번째 다이어트 책 ‘2개월에 10㎏’의 요지다.
2개월에 10㎏를 뺄 수 있는 다이어트법으로 ‘뱉기’를 제시한다. 즉,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맛본 뒤 삼키지 않고 뱉는 경험을 통해 억눌렀던 식욕을 충족시키는 대신 먹는 양을 조절해 나가라는 주장이다.
저자는 첫 번째 다이어트책 ‘누구나 10㎏ 뺄 수 있다’에서 ‘반식 다이어트’를 소개해 비만으로 고민하던 많은 사람들을 감량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상당수 여성들이 반식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래서 여성들이 매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원인을 분석, 쉽고 빠르게 그리고 단 한 번의 감량으로 끝낼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썼다.
뱉기를 몸 스스로 감량 능력을 지배할 수 있는 궁극의 훈련법이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훈련하게 되면 스스로 몸과 마음을 제어할 수 있게 돼 다이어트 효과를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해본 결과, 반식 다이어트보다 기간은 절반 이하인 2개월로 단축됐지만 10~35㎏ 감량 효과를 확인했다.
뱉기가 갖는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 ‘뱉은 것이 역겹다’, ‘뱉고 버리기에는 음식이 아깝다’, ‘음식을 버리면 죄다’, ‘남 보기에 좋지 않다’, ‘평생 뱉기를 해야 하나 하는 걱정’, ‘뱉기가 폭식 후 토하기와 같은 것이 아니냐는 의심’ 등 6가지를 심리적 장애물로 들었다. 이를 조목조목 해명해주며 마음껏 뱉을 수 있는 심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뱉기를 해서 감량한 몸매는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 드라마틱한 감량만큼이나 감량한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 몸 속 감량 능력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억지로 식욕을 제어하기 시작하면, 몸은 오히려 반발해 폭식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요요현상’을 이기지 못한 채 살이 다시 찌게 된다는 얘기다.
몸이 쓰는 양과 먹는 양을 서서히 늘리는 ‘다지기 능력’을 기르라고 역설한다. 이 능력을 기르면 감량된 체중을 무리 없이 오래 유지하고, 감량 기간 제한적이었던 일상생활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 또 몸 속의 지방이 남는 곳과 모자란 곳 사이의 지방 재분포가 일어나면서 날씬해진 몸매를 바탕으로 한 이상적 체형을 완성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평생 다이어트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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