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과학자출신 승려 마티유 리카르 "행복은 삶의 존재가치"

기사등록 2012/11/07 17:12:35 최종수정 2016/12/28 01:31:14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마티유 리카르 (Matthieu Ricard). 허은경 기자 hek@newsishealth.com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최근 국내외 과학계의 연구를 통해 명상이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세라토닌, 베타엔트로핀 등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며 건강 증진 및 항노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검증됐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P&G 그룹의 래플리 회장, 엘고어 전 대통령, 리차드 기어와 같은 유명인을 통해 서양에서도 이미 명상의 효용은 잘 알려져 있어 더 이상 특정 종교의 전유물로 볼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과거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노벨상수상자인 프랑소아 자꼽 박사에게 지도 받으며 세포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나, 돌연 티벳 승려가 되기로 결심한 후 40여 년간 히말라야에서 명상에 몰입한 마티유 리카르 스님이 방한해 화제가 되고 있다.

7일 방한한 마티유 리카르 스님을 직접 만나 명상과 과학과의 접점, 그 효용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다음은 마티유 리카르 스님과의 일문일답.

-한국에 온 소감은.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새로운 문화와 사람을 만나는 것은 늘 설레고 기쁘다. 한국의 절과 암자에 가보기로 했는데 기대하고 있다. 천년 전통의 한국 고유의 수도 문화와 더불어 발전해온 예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영어로 번역된 관련 서적을 읽어보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물론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보다는 낫다. 웹사이트를 통해 수차례 부인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타이틀이다. 장기 명상자를 대상으로 뇌 부위의 활성화도를 연구한 실험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긍정적 감정과 관련 있는 영역이 매우 크게 활성화 됐다고 들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의 한 저널리스트가 행복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주제로 취재를 하다가 이 실험에 참가한 나를 두고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과학자 출신의 승려로서 '명상의 과학적 연구'에 대한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명상은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면을 바라보고 도야하는 것이다. 반면 과학은 외부의 것을 계측하고 탐구해 사실 여부를 증명해내는 객관적인 성격의 것으로 측정 가능한 결과를 추구한다. 동양에서는 2500년 넘도록 정신수련 문화가 이어져 왔으나, 서양에서는 최근 수십 년 동안의 데이터에 비추어 연구를 진행해 가고 있다.“

-어떤 나라가 연구에 가장 열성적이라고 보나.

"자원과 펀딩의 측면에서 우세한 미국이 가장 활발하다고 여기지만 유럽에서도 활발하다. 맥스플랑이라는 독일 뮌헨의 국립연구소를 비롯해 프랑스에서도 심층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제 세계적으로 명상은 트렌드를 넘어 그 중요성이 진지하게 인지되고 있는 단계에 와있다.“

-행복을 정의한다면.

“불교에서도 그렇지만 현대 심리학에 따르면 행복이란 끈임 없는 쾌락적 즐거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탈진으로 가는 길이다. 행복이란 삶의 존재가치다. 자애, 지혜, 자유, 평화와 같은 내적 자원을 활용해 인생의 어려움과 아픔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행복은 기술이고 그렇기 때문에 연마하고 닦을 수 있다."

-이번 방한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세계 어느 곳을 가던지 내 이야기의 핵심은 같다. 이타주의와 자비심이 그것이다. 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난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경제적으로 좋은 환경 만들고 삶의 질을 높여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지구적 차원에서 환경까지 배려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인류가 좀 더 자비롭고 이타적인 마음을 함양해 가는 것이라고 본다."

허은경기자 hek@newsis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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