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뉴시스】이정하 기자 = "청정 전원주택마을 상공에 고속도로가 웬 말"
1일 경기 성남시 청계산 자락을 따라 조성된 판교 북쪽의 전원주택마을이 몰린 금토동. 마을 어귀부터 '사생결단' 등 섬뜩한 문구의 현수막 수십개가 걸렸다. 300여 가구 7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사는 조용한 마을(금토동 3·4통)이 지난해부터 마을 상공을 관통하는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건설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
안양시 석수동~성남시 여수동을 잇는 21.82㎞ 구간의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구간 중 당초 판교 경유 노선이 금토동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주민 김모씨는 "어처구니 없게 판교 소음 피해 줄이려고 금토동 주민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 도로는 애초 서울외곽고속도로와 나란히 서판교를 통과하는 것으로 계획됐으나 판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2008년 9월 북쪽 금토동 방향으로 500m 가량 노선을 변경했다. 금토동을 통과하는 1.2㎞ 구간은 청계산 자락에 둘러싸여 분지 형태를 띠는 마을의 중심을 가로 지른다. 더욱이 전 구간이 최대 높이 36m(평균 30m)의 교각 도로로 설계됐다.
금토동은 지금도 3개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소음공해에 시달리는 곳이다. 동쪽으로 경부고속도로, 남쪽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쪽으로 용인~서울고속도로가 교차한다. 건설 추진 중인 제2경인고속도로는 서남쪽을 통과한다. 주민들은 당초 노선으로 재변경하거나 지하터널로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도로는 또 성남 시가지 도로 정체 현상을 빚을 것으로 시는 우려하고 있다. 이 도로 종점은 성남시 일반 시도인 여수로와 연결된다. 여수3거리~시흥3거리까지 약 1㎞ 구간을 일반시도를 통과한 뒤 인천~강릉간 고속도로와 다시 접속하게 된다.
성남시는 고속도로 구간이 끊기면서 분당~내곡간, 성남대로, 여수로, 탄천로, 국지도 23호선 등의 시가지 도로 교통정체가 유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속 100㎞로 달리던 차량이 시도 구간에서 70~80㎞로 속력이 줄면서 정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는 2010년부터 이 도로 건설을 추진 중인 제2경인연결고속도로㈜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국토해양부 등을 상대로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 나서고 있으나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성남시 뿐만 아니라 이 도로가 통과하는 안양과 의왕에서도 환경 파괴 및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주민들이 집단반발하고 있다.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경기도의회 차원에서 최근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건설 반대결의안'까지 채택했다.
이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정기열(민·안양) 의원은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건설은 관악산, 청계산, 백운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4㎞ 이동거리 단축과 통행시간 20분 단축 등 경제적 효과도 미미하다"고 꼬집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제2경인연결고속도로(주) 측은 금토동 구간의 경우 교각 높이를 기존 30여m에서 20여m로 낮춰 설계 변경 중이며, 주민 갈등 해소를 위한 '서판교~금토동 통과구간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 해결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제2경인연결고속도로㈜ 관계자는 "현재까지 갈등조정협의회를 10차례 열었고 지속적인 대화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며 "제2경인연결고속도로는 인천~안양간 110번 국도와 제2영동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는 도로로, 반드시 필요한 노선"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롯데건설이 민간제안 한 제2경인연결고속도로는 2010년 3월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전체 21.82km(왕복 4~6차선) 구간 내 터널 4곳, 교량 22곳, 나들목 5곳이 설치된다. 사업비 4652억원(추정)이 투입되며 2017년 준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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