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센터-공무원-통신사 합작 개인정보 줄줄…"2차피해 우려"

기사등록 2012/07/25 12:00:00 최종수정 2016/12/28 01:00:51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인터넷 홈페이지와 각종 정보지 등을 통해 의뢰를 받고 주민등록정보·통신사 고객 가입자 정보, 차량 소유자 정보 등 개인정보를 유출해 매매한 심부름센터 직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심부름센터에 돈을 주고 의뢰만 하면 주소, 전화번호 등 타인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개인정보유출 경로도 다양했다. 심부름센터직원은 물론 공무원, 통신사 콜센터, 보험설계사까지. 이들은 타인의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빼내 유출시켰다.  특히 유출된 개인정보는 불법채권추심, 전화금융사기 등에 사용될 수 있고 개인정보 당사자에게 즉시 신체적인 위해가 가해질 수도 있는 등 또다른 범행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5일 홍모(36) 등 7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김모(47)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 심부름센터업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주민등록번호, 주소, 가족사항 등 개인정보를 유출한 공무원 정모(54)씨와 통신사 콜센터 등 1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심부름센터 직원들 개인정보 수집 뚝딱  경찰에 따르면 홍씨와 박모(34·여)씨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50만원 이상의 채권, 채무관계가 있을시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해 타인의 주민등록정보 400건 가량을 유출했다.  이들은 2010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다른 심부름센터에서 매수하거나 직접 통신사 콜센터에 위장취업해 유출한 정보들을 의뢰한 개인과 다른 심부름센터 업자에게 건당 8만원에서 35만원을 받고 판매해 모두 4억2000만원 가량을 챙겼다.  이모(50)씨 등 7명은 돈을 주거나 인맥 등을 통해 알게 된 공무원, 통신사 콜센터·대리점 직원들에게 주민정보와 통신사 고객정보를 유출받아 판매하거나 상호간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사들여 재판매하는 방법으로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   고모(36)씨는 개인정보 매입·재판매 뿐 아니라 사이트 가입시 가입자의 주소, 차량정보 등이 확인 가능한 공공기관 사이트와 배송 내역이 확인되는 D홈쇼핑 사이트를 이용, 타인의 인적사항으로 직접 사이트에 가입해 주소, 차량정보 등 개인정보를 취득했다.  고씨는 또 성명과 전화번호로 택배송장번호가 조회가능한 택배사이트들을 이용해 송장번호를 파악한 뒤 택배수취인을 사칭해 해당 택배사 콜센터에 전화, 배송지를 알아내 다른 심부름센터에 판매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부장, 실장 등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나는 경우도 드물었으며 모두 대포폰, 대포통장을 사용해 신분을 위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부분 장부를 기록하지 않거나 기록한 장부를 매일매일 수익금 정산과 동시에 폐기해 정보유출과 거래 증거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심부름센터에서는 미행, 탐문 등을 통한 정보 취득뿐만 아니라 불법적으로 타인의 주소, 전화번호 등 각종 개인정보 취득하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차량번호, 택배발송지 등 한 개인을 특정·추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개인정보를 유출시켜 매매했다"고 말했다.  ◇공무원-통신사-보험설계사도 줄줄이 유츌  공무원, 통신사 정보취급자들과 심부름센터가 연루돼 개인정보를 필요로 하는 의뢰자(혹은 심부름센터)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모 구청 민원실에 근무하는 공무원 정모(54)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심부름센터 업자인 친동생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같은 민원실에 근무하는 무기계약직 직원, 공익근무요원 등에게 지시해 주민등록등·초본 및 가족관계증명서 내용 16건을 알아내 동생에게 전달했다.  모 자치센터에 근무하는 공무원 정모(40)씨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자신의 아이디로 시군구 주민등록관리시스템에 접속해 주민등록등·초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내용 80건 가량을 유출시켰다.  돈을 빌린 사채업자이자 심부름센터업자로부터 개인정보를 빼주면 돈을 주겠다는 말에 건당 5만원을 받거나 사채빚에서 탕감하기 위해서였다.  국내 3곳의 통신사 콜센터와  대리점 직원인 장모(31·여)씨 등 8명은 재직중 심부름센터 운영자 홍씨 등으로부터 건당 3만원에서 5만원 혹은 월 150만원에서 250만원을 받고 각 통신사 고객정보 시스템에 접속해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생년월일), 청구지 주소 등 개인정보를 심부름센터에 넘겨줬다.    보험설계사도 빠지지 않았다. 국내 F보험사 등 8개 자동차 보험회사의 보험조회․계약시스템 아이디를 가진 보험설계사 김모(33)씨는 심부름센터업자 홍씨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개인소유 차량번호 및 주소, 특정차량의 차량소유주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 70건 가량을 유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의 개인정보를 찾는 사유는 채권추심, 이혼 소송 관련 증거 수집 뿐 아니라 그 외 이혼한 전처를 찾는 경우, 혼인 전 상대방 가족에 대해 알아보는 경우 등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들에 의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관공서와 통신사 3곳 등 정보 유출처에서는 유출 사실에 대해 경찰의 통보가 있기 전까지 유출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심부름센터업 규제할 법적제도 필요"  경찰은 심부름센터업을 규제할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심부름센터 영업은 특정한 허가·신고가 필요없어 법적 규제 방안이 없다. 자본금과 고가의 장비 등이 필요치 않아 누구나 간단히 영업이 가능하다.  수사 중 확인된 유출 개인정보 건수는 빙산의 일각으로 실제 유출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만큼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요 또한 많음을 의미한다.  심부름센터에 대한 법적 규제와 민간조사업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수요를 합법의 테두리 내에서 해소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개인정보취급 관공서·공공기관·기업들의 정보 보안 강화도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시행됐으나 개인정보취급 단체와 개별 취급자들의 개인정보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다"며 "개인정보취급 단체의 보안 시스템 점검·보완과 함께 각 개인정보취급자 들에 대한 교육 등 인적 정보 유출을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은 유출 대상자에 대한 피해 뿐 아니라 각 정보취급자의 처벌로 이뤄진다"며 "개인정보 취급자들에게 유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개인정보가 유출된 관공서와 공공기관, 통신사 등의 개인정보 관리 보완 등을 위해 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해당사실을 통보하는 한편 음성적인 정보 유출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확대할 방침이다.  mkb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