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인 관리 어땟길래 면도칼로 자해를…
기사등록 2012/07/09 15:57:29
최종수정 2016/12/28 00:56:16
【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살인을 저질러 구속된 60대 남성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흉기로 자해하는 일이 발생해 경찰의 유치인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9일 충북 충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8일 오후 11시10~20분 사이 살인 혐의로 구속된 A(67)씨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면도칼로 손목과 발목 등을 자해해 심한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 직후 A씨는 충주의 한 병원에서 3~4시간의 근육과 인대 등의 봉합을 위한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는 자해를 시도하기 전 유치장 관리 직원에게 '샤워를 하겠다'면서 보관 중인 소지품(가방)을 요구했고, 경찰은 아무런 의심 없이 면도날이 들어있는 소지품을 A씨에게 건넸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이 넘겨준 소지품에서 면도날만을 몰래 빼내 샤워를 마친 뒤 늦은 밤 모포(이불)를 덮은 채 자해를 시도했고, A씨의 엉거주춤한 자세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에게 발견됐다.
그러나 A씨가 유치장에 절대 반입이 될 수 없는 위험한 물건인 면도칼로 자해를 시도하면서 허술한 수색 등 경찰의 유치인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
더욱이 A씨가 유치장에 입감될 당시 A씨의 소지품에 대한 수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면도칼조차 발견되지 않아 경찰의 형식적인 수색이 화를 불렀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현행 경찰청훈령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에서는 유치인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를 막고, 유치장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신체 등의 검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살인, 강도, 절도, 강간, 방화, 마약류, 조직폭력 등 죄질이 중한 유치인에 대해서는 '외표검사'나 '간이검사'와 별도로 '정밀검사'를 실시해 위험물 등의 은닉 여부를 검사하도록 하고 있다.
또 혁대나 넥타이, 구두끈, 안경, 금속물 그 밖의 자살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물건(다만 구두끈, 안경은 자해할 현저한 위험이 없다고 판단될 때 소지를 허용)은 이를 받아 반드시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입감될 때부터 유치장 안에서 면도칼로 자해할 때까지 그 어느 규정 하나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야간에 입감돼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방 속에 숨겨뒀던 면도날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불찰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샤워도 낮에 이뤄졌고 자해를 할 때까지 별다른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사건 발생 원인과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밝혀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민주통합당) 김충조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전국 경찰서 유치장에서 자살 9건(사망 9명), 자살기도·자해 20건, 도주 5건 등 모두 41건의 유치장 사고가 발생했다.
dotor011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