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과거 6·25 전쟁 '도솔산 지구 전투' 참전 용사인 박재원(86·해병1기1연대 3대대)씨와 손자 박준휘 일병(21·병1149기)이다.
지난해 12월 해병대 청룡부대 예하 2916부대로 전입해 온 박준휘 일병은 자신이 60년 전 친할아버지가 근무했던 부대로 배치받은 것을 알게 됐다.
2916부대는 6·25 전쟁 당시 '무적해병'의 전통을 수립한 '도솔산 지구 전투' 참전 부대로 직접 전투에 참전한 할아버지에게 자주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
해병 1기인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해병의 길을 택한 박 일병이 60년의 세월, 1000기의 기수를 넘는 기이한 인연으로 대를 이어 할아버지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다.
해병대의 초석이 되기 위한 힘든 훈련을 거쳐 해병1기 창설 멤버가 된 박재원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발발한 6·25 전쟁에 곧바로 투입됐다.
지난 1950년 6월25일부터 1953년 7월27일까지 전쟁기간 동안 박재원씨는 6·25 전쟁 3대 상륙작전인 원산 상륙작전, '무적해병'의 전통을 수립한 도솔산 지구 전투 등의 격전지를 다니며 조국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웠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정함을 과시하는 박재원씨은 현재 각종 해병대 행사와 모임에 참가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우들이 잠든 '도솔산 위령비' 앞에선 박재원씨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전우들의 넋을 기리고 현역과 예비역 후배들에게 진정한 해병 정신과 사랑을 전파했다.
또 박재원씨은 "대를 이어 해병이 된 손자가 무척 고맙고 자랑스럽다.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결코 해병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해병대의 표어처럼 해병대의 일원임에 자긍심을 가지고 군 생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며 후배 박준휘 일병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손자 박준휘 일병은 "해병대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어려서부터 존경해 왔다. 해병 1기의 손자라는 자부심을 빨간명찰에 함께 박아 '무적해병'의 빛나는 전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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