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땅끝’ 마을에서 10살짜리 남자아이를 데리고 친조모와 고모, 삼촌들이 필자를 찾아왔다. 당시 아이는 초등학교 학년으로 부모는 이혼하여 현재는 아빠와 새엄마, 할머니가 함께 살고 있었다.
친엄마는 아이가 두 살쯤에 이혼을 했다고 한다. 그 후에 연락을 끊고 있었는데 아이가 다섯 살쯤 됐을 때 친모는 아이를 한번만 보자고 하면서 데리고 간 후 20여 일만에 아이를 집으로 데려 왔는데 그 때부터 아이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갑자기 괴성을 지르고, 자다가도 갑자기 우는가 하면 장난감 등을 집어던지며 매사에 산만하고, 여자아이의 신발을 사달라고 조르는데 밤만 되면 하얀 얼굴의 애기들이 자기를 때린다며 자지러지게 울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정신과를 데리고 다니고 무속인한테 굿도 하고 교회에도 데리고 다녔으나 증상은 나아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 친모는 이혼 후에 무속인이 되었고 무속인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그 때 아이를 데려다가 굿을 해주었다고 한다.
필자에게 데려올 당시 아이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취급당하고 있었다. 그 아이 하나로 인해 그 학급 전체가 수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고 했다. 담임선생님과 다른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아이 때문에 수업을 계속 할 수 없으니 차라리 자퇴해 달라는 내용의 항의 글과 같은 반 아이들의 호소 글들이 학교 홈페이지를 도배하고 있다고 했다.
‘○○야! 제발 나를 때리지 말아줘! 너 때문에 죽고 싶어’, ‘내 물건들 좀 가져가지마!’, ‘나를 화장실로 데리고 가지마!’ 등등 아이들의 호소는 다양했다.
특이한 것은 아이는 아이큐도 높아 매사에 이해력도 빠르고 행동도 빠르다고 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수업 중에 갑자기 돌아다니고, 옆 학생의 목을 조르거나 물건을 훔치고 하여 그 반 아이들 모두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아이는 친구들의 목을 조를 때 어떤 알지 못할 힘이 솟구치고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함께 온 가족들은 엄마 없이 자란 아이라 측은하여 버릇없는 것도 그냥 지나 칠 때가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아이는 저녁 7시 이후만 되면 자기 방에 애기들이 들어와서 과자를 먹고 있다면서 혼자 웃고 얘기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는데, 아빠와 새엄마에게 발각될 때마다 아이는 심한 꾸중을 들었고 그때마다 아이는 심하게 반항하며 자기가 본 게 모두 사실인데 믿어주지 않는다고 원망했다.
나는 그 아이의 눈과 가슴에서 어린 낙태아(수자령)들을 보았다. 사연을 들으니 아이의 친모는 무려 6명의 아이를 낙태시켰고, 새엄마 역시 3번의 낙태를 했다고 한다. 그런 어린 영체들이 아이 몸속에 들어가서 빙의된 것이다. 거기다 친모가 데리고 가서 갑작스레 굿을 하는 등 충격적인 상황이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영체들이 들어온 것이다.
굿이라는 의식은 영혼을 결코 극락왕생 시키는 천도 의식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속인을 찾아서 굿을 하지만 그 방법은 빙의 환자에게나 그렇지 않는 정상인에게도 때론 큰 재앙이 될 때가 많다. 빙의 환자에게는 기름에 불을 지르는 것과 같고 어린아이나 심약한 사람들에게는 빙의를 전염시키는 무서운 행위이다.
아무렇게나 무속인들을 찾아다니며 굿을 자주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가 얼굴은 검고 눈빛은 날카로우며 매사에 오만불손하고 온통 잡귀에 오염된 상태의 사람들이다.
천도재라는 검증된 전통 불교의식이 아니면 영혼은 절대로 천도되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법력이 약한 사람들의 구병시식 의식 또한 경계해야 한다. 영가를 천도할 수 있는 높은 법력이 없는 사람들은 함부로 이상한 방법으로 의식을 하지 말아야 함을 경고한다.
당시 그 아이는 나에게 기도 의식을 받고 바로 좋아져서 현재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친구도 많이 생겼고 밝은 모습으로 가족의 사랑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한 가지 밝혀두고 싶은 것은 심신이 약하고 예민한 자나 유아 등은 가급적 묘지나 장례식장 출입을 삼가해야 한다. 또 가족들의 사망 시에도 입관하는 모습은 보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를 찾는 환자들 중에는 가족의 시신을 보거나 산소에 다녀온 후 발작 증상을 일으키고 빙의되거나 교통사고 등을 당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다. 특히 빙의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유아나 청소년들을 따로 격리시켜 생활하는 것이 좋다. 빙의는 전염성이 높은 병이다. <계속> 물처럼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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