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유로2012 우승! 유럽축구 빅3, 몸이 후끈 달았다

기사등록 2012/06/04 15:05:17 최종수정 2016/12/28 00:45:59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4년마다 펼쳐지는 유럽축구 국가대항전인 유럽축구선수권대회가 초여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다. 2012유럽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12)가 16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9일(한국시간) 공동 개최국 폴란드와 유로2004 우승국 그리스의 조별예선 경기로 개막돼 7월2일까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펼쳐진다. 14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는 2008대회 챔피언 스페인을 비롯해 ‘축구종가’ 잉글랜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 등 유럽축구 ‘빅 3’를 비롯해 3차례 우승한 독일 등이 챔프 야망을 꿈꾸고 있다. 특히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랭킹 1위 스페인은 2010남아공월드컵에 이어 주요 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고, 잉글랜드는 2012런던올림픽 개막에 앞서 우승 잔치로 분위기를 띄우겠다는 복안이다.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린 이탈리아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조별예선 C조에 속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8강에 오를 경우 두 팀은 대진상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고, D조의 잉글랜드는 8강전에서 스페인 또는 이탈리아 중 한 팀을 만날 수 있다. 16개 팀은 4개 팀씩 4조로 나뉘어 조별예선을 치른 뒤 각조 상위 2개 팀이 8강에 올라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스페인 3회 연속 메이저대회 정상 도전 

 스페인은 유로2008, 2010남아공월드컵에 이어 3회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번 유로2012 지역예선에서 조 1위로 당당히 본선에 직행한 스페인은 이탈리아 아일랜드 크로아티아와 함께 C조에 포함됐다.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만 뚫는다면 8강 토너먼트 진출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유로2008 우승 이후 현재까지 FIFA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명실상부 세계최강의 팀이다. 이번 유로2012에 참가하는 23명의 대표팀 명단만 봐도 빅리그·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팀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28)와 사비 에르난데스(32), 세스크 파브레가스(25), 세르히오 부스케츠(24) 등의 화려한 미드필드진은 끈끈한 조직력과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를 자랑한다.

 지난달 27일 베스트 멤버를 대거 제외한 채 치른 세르비아와의 평가전 승리(2-0)가 보여주듯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그동안 스페인의 공격을 마무리짓던 다비드 비야(31)의 부상 공백이 아쉽다. 지난해 12월 다리 골절상을 당해 이번 대회에 뛰지 못하게 됐다. 그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는 한국과의 평가전에 나온 페르난도 토레스(28)가 유력하지만 첼시(잉글랜드) 이적 후 2년 동안 전성기 시절의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또 다른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27·빌바오)는 장신을 앞세운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스페인이 추구하는 축구 전술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알바로 네그레도(27·세비야)는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해 본선에서 얼마나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비센테 델 보스케(62) 스페인 감독은 공격수 역할도 무난히 수행할 수 있는 다비드 실바(26·맨체스터 시티)와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 등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은 1964년 제2회 대회와 2008년 제13회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잉글랜드, 런던올림픽 분위기 띄운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1964년 처음 출전해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그 다음인 이탈리아대회에서 거둔 3위의 성적이 현재까지 기록한 최고의 성과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가 공동개최한 유로2008에서는 크로아티아와 러시아에 밀려 본선조차 밟지 못했다. 축구 최강국으로 성장한 스페인의 우승을 멀찌감치서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예선에서 조 1위로 본선행 티켓을 따낸 잉글랜드는 개최국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전통의 강호 프랑스, 스웨덴과 함께 같은 D조에 포함됐다. 상당히 까다로운 팀들이 모인 조에 속해 고전이 예상된다. 아울러 팀의 에이스 웨인 루니(27·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지난 10월 몬테네그로와의 예선전에서 상대 선수에 거친 반칙을 가해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본선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프랑스전과 스웨덴전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부임한 로이 호지슨(65) 잉글랜드 감독이 루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쉽지 않다. 루니와 짝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저메인 데포(27·토트넘)만이 지난 시즌 11골을 기록했을 뿐, 앤디 캐롤(23·리버풀)은 단 2골에 그쳤다. 또 신예 대니 웰백(22·맨체스터유나이티드)은 지난 시즌 9골을 터뜨리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지만 큰 무대 경험이 적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때문에 프랭크 램파드(34·첼시)와 스티븐 제라드(32·리버풀) 두 미드필더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미드필더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수 못지않은 득점력을 갖춘 이들은 루니의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공격을 이끌 적임자로 꼽힌다. 잉글랜드는 8강 진출 경쟁국들과 벌이는 프랑스, 스웨덴과의 1,2차전에서 최소한 1승 이상의 성적을 내야지만 공동개최국 우크라이나와의 3차전 경기를 편안히 치를 수 있다. 파비오 카펠로 전임 감독이 사퇴하고 루니가 2경기 결장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잉글랜드가 이름뿐인 ‘축구종가’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고 곧 이어 열리는 런던올림픽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우승이라는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승부조작 극복해야 하는 이탈리아

 월드컵 4회 우승국 이탈리아는 유로2012를 앞두고 자국 리그에서 일어난 승부조작 스캔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비수 도메니코 크리시토(26·제니트)가 승부조작 스캔들에 휘말려 대표팀에서 제외되면서  분위기가 술렁거리고 있다. 크리시토는 2003년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엘리트 코스 출신이다. 왼쪽 측면 수비가 본래 포지션이지만 중앙 수비수까지 겸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체사레 프란델리(55) 이탈리아 감독으로서는 팀에 꼭 필요한 멀티 자원을 잃은 것이 아쉽다. 반면 간판 공격수 안토니오 카사노(30·AC밀란)가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큰 수확이다. 지난해 11월 카사노는 심장 이상으로 인한 수술을 받아 이번 대회 참가가 미지수였다. 하지만 시즌 막판 극적으로 복귀하며 경기력을 회복한 그는 아주리 군단의 공격 선봉장 역할을 맡게 됐다. 이탈리아는 1968년 제3회 대회 이후 4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자국 대회 우승 이후 2000대회 때 프랑스에 져 준우승했다. 이번 유로2012에서 스페인 크로아티아 아일랜드와 한 조에 속한 이탈리아는 유로2008 당시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당한 승부차기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이탈리아는 예선 10경기에서 단 2골만을 실점했을 정도로 철통같은 수비력을 자랑한다. 11일 열리는 1차전에서 이탈리아가 특유의 ‘빗장수비’를 앞세워 스페인을 침몰시킬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된다. 

 ◇유로2012 조별예선

 △A조= 폴란드 그리스 러시아 체코
 △B조=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포르투갈
 △C조= 스페인 이탈리아 아일랜드 크로아티아
 △D조= 우크라이나 스웨덴 프랑스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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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80호(6월11일자)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