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주 감독, 김민희·이선균…내 그럴줄 알았지

기사등록 2012/03/28 06:02:00 최종수정 2016/12/28 00:25:59
【서울=뉴시스】박상훈 기자 = 올해 상반기 최대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hyalinee@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김민희(30)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말라깽이 연예인', '패셔니스타' 등으로 통하던 그녀가 '연기 잘하는 배우'로 불리기 시작했다.

 변영주(46) 감독이 연출한 영화 '화차' 덕분이다. 변 감독은 김민희의 장점을 뽑아내 '강선영'이라는 미스터리 캐릭터에 녹여넣었다.

 사실, 김민희는 변 감독의 첫 번째 카드는 아니었다. 염두에 둔 배우들을 몇 거쳐 김민희가 '화차'에 올라타게 됐다. 변 감독은 "김민희가 캐스팅 0순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 만난 날 굉장히 마음에 들어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박상훈 기자 = 올해 상반기 최대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hyalinee@newsis.com
 "약혼자를 잃은 '장문호'를 연기한 이선균의 경우, 단점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그 친구는 맨 몸으로 관객 앞에 나서야 관객이 손을 잡아줬다. 김민희는 장점만 부각시키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략이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계산했는데 김민희가 잘 따라왔다. '이게 나빠', '빼자'는 말을 하면 여배우로서 기분이 나쁠 수 있을 텐데 매번 잘 받아줬다. 매 순간 김민희와 작업이 끝나면 만족할 수 있었다."

 단점을 가리고 장점을 부각하려는 변 감독의 의도는 척척 맞아떨어졌다. 김민희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빼앗아 사는 의문의 '강선영'을 훌륭히 소화했다. 특히, 악마성을 드러내는 펜션 신은 '저 여자, 김민희 맞나?'고 할 정도로 눈을 비비게 만들었다.

【서울=뉴시스】박상훈 기자 = 올해 상반기 최대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hyalinee@newsis.com
 변 감독은 당시를 떠올렸다. "펜션은 정말 더웠다. 배우가 속옷 바람인 데다가 영화 분위기상 커튼을 쳤고, 에어컨은 켤 수 없었다. 그야말로 밀봉된 느낌이었다. 메인 카메라가 있고 내가 카메라 하나를 잡았다. 민희도 이 장면에 대해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해온 것 같더라. 힘들어 하고 미칠 것 같이 굴다가 냉정해지려고 애를 쓰는 '선영'의 모습을 순서대로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아침 9시쯤 시작했는데 오후 1시가 되도록 계속 찍었다. 점심을 먹어야 할 때인데도, 스태프들은 배우가 집중을 하는데 어떻게 밥을 먹겠느냐고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 결국 4시가 돼서야 촬영이 끝났다. 스태프 한 명이 김민희에게 '최고다'라고 말해줬다. 민희는 그 말에 해맑게 웃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뻗었다. 그리고 나는 밥차로 달려가서 밥을 먹었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박상훈 기자 = 올해 상반기 최대의 화제작으로 꼽히는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hyalinee@newsis.com
 신들린 김민희는 이선균(37)의 가해자다. 영화 개봉 후 자연스레 김민희와 이선균이 비교됐다. 하지만 변 감독은 "우리는 (이선균과 김민희가 비교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둘이 개봉 전에 술을 마시면서 말한 게 있다. '개봉을 하면 딱히 사람들이 욕할 부분이 없어서 나와 너를 타깃으로 삼을 거다'면서 각오를 했다. 그러나 내 관점에서는 이선균이 가장 빛 났다. 김민희의 행동에 마음이 아팠던 것은 이선균의 감정으로 극을 따라왔기 때문이다. '문호'를 두고 짜증난다고 하든, 혼자 난리라고 말하든, 사람들은 어느새 그 감정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 친구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해냈다."

 변 감독은 "선균이는 손을 잡고 끝까지 뛰는 동지 같았다"고 평했고, 김민희에 대해서는 "여신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이 영화가 김민희에게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게 참 좋다. 이제는 김민희가 배우로서 출발선상에 선 것이다. 진심으로 잘 걸어가길 바란다"고 축복했다.

 gogogir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