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국 관련 역사서는 이미 포화 상태다.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색다른 역사서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로운 시각의 책도 있다. '중국 창기사'가 그것이다.
기생을 통해 중국을 바라보는 번역서다. 한때 권력자들의 품에서 손끝으로 온갖 사치와 풍요를 누리며 화려하게 주목받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창기의 면모를 상세히 살피고 있다. 시대를 풍미한 권력자들의 행보를 기생을 통해 보는 것이다.
그 권력자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때로는 버림받은 창기들이 어떻게 시대에 따라 변천해 갔는가를 고찰하고 있다. 중국의 창기사는 곧 중국사로 일컬어도 무방할 정도다. 창기(娼妓)는 노래와 춤을 업으로 하는 기생이다.
중국 창기의 기원은 은나라 무녀에서 찾을 수 있다. 그녀들은 재(才), 정(情), 색(色), 예(藝) 등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이들은 근대의 '직업 창기'와 같이 남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형색을 아름답게 하는데 힘썼다.
그러나 상업적인 목적으로 창기의 업을 수행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의 창기는 서주 시대에 노예 창기로 변모했다. 위진남북조 시대에는 가기(家妓)와 노예, 창기가 공존했다.
당·송·원·명 시대는 관기(官妓)의 전성 시대였다. 청대에는 사설 경영의 창기 시대로 접어들었다. 책은 중국의 역사와 연관지어 5개의 시기로 나눠 일목요연하게 창기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왕서노 지음, 신현규 옮김, 656쪽, 2만6000원, 어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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