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값 오른다…필립모리스 '인상' KT&G '조율'

기사등록 2012/01/31 11:19:04 최종수정 2016/12/28 00:09:16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필립모리스가 내달부터 담배 가격을 인상한다. 국내 1위 업체인 KT&G도 사실상 인상시기만을 남겨두고 있어 흡연자들의 주머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31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필립모리스코리아는 다음달 10일부터 담배가격을 평균 6.8% 인상키로 했다. 필립모리스가 담배값을 올리는 것은 2004년 이후 7년여만이다.

 이에 따라 말보로, 팔리아멘트, 라크 등 3개 브랜드 제품은 값당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씩 오른다. 버지니아슬림은 기존 2800원에서 2900원으로 비싸진다.

 지난해 4월과 5월에는 BAT코리아와 JTI가 던힐, 마일드세븐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로써 외국계 회사는 모두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업계는 국내 1위 업체(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 57.3%)인 KT&G의 가격인상도 사실상 시기조율만을 남겨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KT&G는 지난 19일 열린 KT&G 기업설명회(IR)에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최근들어 필립모리스의 가격 인상 후 KT&G도 따라갈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잇따라 제기됐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슷한 가격대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할 필요가 있고, KT&G는 2002년 이후 9년 동안 가격을 동결해 온 점을 이유로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필립모리스가 담배가격을 인상하면 KT&G도 가격인상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일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모든 경쟁사의 담배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KT&G도 적략전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현재 KT&G는 주력브랜드인 에쎄(비중 37%)를 포함해 레종, 더원 등 2500원짜리 담배의 비중이 67%이며, 3000원(5.8%), 2300원(5.7%), 2100원(10.3%), 2000원(10.1%) 정도다.

 업계에서는 KT&G가 담배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일괄적으로 인상하지는 않고 경쟁 브랜드에 맞춰 2500원짜리 담배를 27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KT&G가 국내업체라는 특성상 물가안정과 관련한 사회적 압력이 가격인상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