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아이즈]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세기의 복싱대결 과연?

기사등록 2012/01/30 11:49:50 최종수정 2016/12/28 00:08:57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사각의 링 위에서 펼쳐지는 대혈투. 땀내 물씬 나는 사나이들의 강한 몸놀림. 복싱 팬들은 근육질의 단단한 몸과 상대를 쓰러뜨리는 강력한 한 방을 기대하며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단순한 승부에 몰입한다. 이 모든 것을 충족시켜줄 세기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무패의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5·미국)와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4)의 맞대결이다. 금세기 최고의 대결이라고 불리며 전 세계 복싱팬들의 기대를 모아온 두 복서들의 운명을 건 ‘마지막 한 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메이웨더가 파퀴아오에게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파퀴아오의 수락 여부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지막 대결’…망설일 시간 없는 메이웨더

 무대는 이미 마련됐다. 메이웨더는 오는 5월5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그랜드호텔 특설링(1만7000여 석)에서의 대결을 원하고 있다. 파퀴아오와의 대결을 원하는 메이웨더가 이미 MGM호텔과 계약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MGM그랜드호텔은 70~80년대 각종 세계타이틀전이 열린 복싱의 명소다. 쉽지만은 않다. 걸림돌이 있다.

 메이웨더는 지난해 12월22일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돼 3개월 징역형과 함께 사회봉사 100시간, 2500달러(약 29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메이웨더는 지난해 9월 전 여자친구인 조시 해리스의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가 해리스의 두 자녀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얼굴에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메이웨더는 파퀴아오와의 대전을 이유로 라스베이거스 법원에 형 집행 연기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메이웨더의 구속 날짜는 오는 6월1일로 연기됐다. 1월6일 수감을 앞두고 있던 메이웨더는 이로써 한시적이나마 자유의 몸을 허락받고 타이틀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마음이 급한 메이웨더는 파퀴아오를 자극했다. 지난 10일 메이웨더는 자신의 트위터에 “파퀴아오, 너에게 대결을 신청한다. 5월5일에 싸우자. 전 세계 팬들이 원하고 있다. 우리의 대전 날짜 때문에 내 수감일이 연기됐다. 싸우자 겁쟁이야”는 글을 올렸다. 예정된 5월이 아니면 사실상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맞대결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메이웨더가 오는 6월부터 90일간의 실형을 살다가 나오면 9월 무렵이 된다. 이때부터 몸을 만들고 감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빅매치는 이르면 2013년 초나 성사될 수 있다. 서른 중반대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할 때 해를 넘길수록 점점 서로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또 파퀴아오가 정치에 전념하기 위해 은퇴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이웨더가 어떻게든 맞대결을 빨리 성사시키고 싶어하는 이유다.

 ▲‘돈 때문에?’…시간 끌고 있는 파퀴아오

 메이웨더의 끝없는 구애(?)에도 불구하고 파퀴아오는 확답을 미뤄 복싱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39)와의 경기에서 눈썹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올해 6월 이후에나 경기가 가능하다는 원칙만을 내세워 온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던 파퀴아오 측이 최근 파이트머니 관련 조건을 내세워 둘 간의 빅 매치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1월13일 파퀴아오의 재정을 맡고 있는 마이클 콩츠는 메이웨더가 제시한 5월5일 경기에 대해 “1만7000여 석에 불과한 MGM 특설링에서의 경기는 2000만 달러의 수입 밖에 거둘 수 없다. 왜 더 많은 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5월5일에 대전을 치러야 하나. 그것은 미친 짓이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파퀴아오는 “이 결투는 세상이 원한다. 기꺼이 받아들일 용의가 있으나 1억 달러의 대전료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사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는 2010년 3월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메이웨더 측이 파퀴아오의 약물복용을 의심하며 올림픽 수준의 도핑테스트에 응하지 않으면 싸우지 않겠다고 나섰다. 파퀴아오 측은 전례가 없던 요구라며 거절했다. 하지만 파퀴아오는 “여전히 메이웨더와 맞붙고 싶다”며 대전 의지를 끝까지 밝혔다. 일각에서는 메이웨더가 무리한 조건을 달아 경기를 피한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프로모션간의 대립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웨더의 리처드 쉐퍼(골든보이 프로모션)와 파퀴아오의 밥 애럼(탑 랭크 프로모션) 사이의 갈등이 당사자 간의 심리전과 어우러져 빅 매치가 쉽게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패복서’ 메이웨더 vs ‘소나기 펀치’ 파퀴아오 

 아버지와 삼촌 모두 복싱 선수였던 메이웨더는 복싱 명가 출신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메이웨더는 같은 해에 프로로 전향해 슈퍼 페더급을 시작으로 5체급의 세계 타이틀을 석권했다.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그를 꺾지 못했다. 42전 전승(26KO)의 신화를 쌓으며 ‘무패복서’로 미국의 자존심으로 통하고 있다. ‘한 방’의 펀치력은 떨어지지만 상대 공격을 방어하며 빈틈을 공략하는 테크닉은 프로복싱 사상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통산 전적 54승2무4패(38KO) 화려한 전적을 보유한 파퀴아오는 플라이급에서 출발해 슈퍼웰터급까지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필리핀의 국민 영웅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 복서로 꼽힌다. 오스카 델라 호야, 에릭 모랄레스, 리키 해튼, 셰인 모슬리, 후안 마누엘 마르케스 등 쟁쟁한 파이터들이 파퀴아오의 두 주먹에 모두 나가 떨어졌다. 복싱계에서는 보기 드문 왼손잡이 강타자로 불도저처럼 상대를 밀어붙이는 폭발적인 연타 능력을 갖췄다. 지난 2010년 3월 조슈아 클로티(36·가나)와의 WBO 웰터급 타이틀 매치에서는 12라운드 동안 무려 1231발의 펀치를 시도해 ‘소나기 펀치’ 혹은 ‘기관총 펀치’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면면이 모두가 화려한 이들의 대결은 1970년대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의 맞대결을 뛰어 넘는 ‘세기의 대결’로 불리며 전 세계 복싱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kyustar@newsis.com

※이 기사는 뉴시스 발행 시사주간지 뉴시스아이즈 제262호(2월6일자)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