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병점고 명문고로 '우뚝'…시·학교·주민 합작품

기사등록 2011/12/10 15:12:01 최종수정 2016/12/27 23:10:09
【화성=뉴시스】김기원 기자 = 개교한지 8년 밖에 안된 경기 화성시 병점고등학교가 짧은 기간내에 지역 명문고로 자리 잡아 화제다.

 병점고는 최근 실시된 일반계 고교 종합평가에서 경기도 4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도내 고등학교 중 8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병점고 개교 당시 이 지역은 택지개발 등으로 인구가 급증한 반면, 인문계 고등학교 조차 없는 등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지역 우수 학생들은 수원이나 오산시 등 인근 도시권으로 진학하는 실정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와 지역주민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2004년 병점고를 개교했다.

 지역주민들은 십시일반 힘을 모아 '화성제일장학회'를 설립, 신입생 정원 50%에 장학급을 지급하고 전교생에게 해외연수기회 부여 하는 등 학생들에게 파격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예산을 들여 우수교사 유치와 기숙사, 디지털도서관 등과 같은 기반시설을 지원했다.

 병점고는 학생의 관심분야를 고려해 과목을 개설하고,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여러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하고 있다.

 심화학습반 '정솔재'의 경우 사교육 없는 학교만들기 프로그램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맞춤식 심화보충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수업 인원은 전학년 포함 170명 정도로 제한을 두고 있으며, 내신과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자기주도 학습을 원칙으로 교과목 심화수업을 실시하는 한편 학생들의 요구로 논술수업을 개설,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수업의 성과로 3학년에 재학 중인 서현산(19) 군은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학교 프로그램만으로 올해 수능 5과목에서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됐다. 

 병점고의 또 다른 자랑은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이다.

 교과목 학습반을 비롯해 영어·일본어·중국어 자격증 대비반, 각종 경시 대비반, 컴퓨터 활용능력반, 운동반, 관현악 합주반 등에서 학생들이 정규 교과목 이외의 과목을 배우고 있다.   

 병점고 학생들은 취미가 같은 친구들이 모여 만든 일본문화교류회, 영어회화반, 미적분반, 농구부, 축구부, 밴드 등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문화교류회의 경우 현재 일본 미에현립캄베고등학교 학생과 자매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학교 방문과 홈스테이 활동을 하고 있다.

 권성리 선생은 "지난해 시의 후원으로 학생들이 3박4일 일정의 일본문화 체험을 하고 왔는데 홈스테이로 가정에서 생활도 해보고 학교 수업에도 참여했다"며 "그 나이 때 경험하지 못하면 평생 해볼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배우고 왔다"고 말했다.

 수학을 좋아해 모인 미적분반은 함께 공부를 하는 것 외에 시간이 생길 때마다 병점 중학교 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다.

 이 밖에 수학·과학 영재반, 유학준비반, 진로진학 상담가 배치, 기숙사 운영 등 사교육비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성과로 병점고는 올해 학력성취도 평가에서 특목고 포함해 경기도내 8위를 기록하는 한편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서 일반고등학교 중 도내 2위를 차지하는 등 화성시 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훈 교장은 "현재 우리학교는 특성화교육벨트 학교로 지정돼 시에서 연 2억원 가량 지원받고 있다"며 "이 지원금은 우수강사 초빙이나 정솔재 운영비 등으로 아이들을 위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시의 재정 지원과 더불어 선생들의 진취적 열정, 학생의 적극적 반응이 모아져 지금의 병점고가 완성됐다"며 “학교를 단지 대학을 가기 위한 정거장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찾고 인생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場)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kkw51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