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병원 잉꼬부부, '괌 소동' 무슨일이…

기사등록 2011/12/05 15:22:18 최종수정 2016/12/27 23:08:36
괌 국제공항서 몸싸움-고성…현지 경찰에 연행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한 때 '잉꼬부부'로 소문난 우리들병원 그룹 김수경(62·여) 회장과 이상호(61) 원장 부부가 외국 공항에서 불륜문제로 싸움을 벌이다 현지 경찰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김·이 부부와 이 원장의 내연녀 허모(33·여)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3시께 괌 국제공항 면세점 내에서 약간의 몸싸움과 고성을 주고 받는 등 소동을 벌여 국제적 망신을 샀다.

 내연녀와 함께 휴가를 즐기기 위해 일주일 전 괌을 찾았다가 귀국하려던 이 원장과 이들의 불륜현장을 '덮치기' 위해 사흘 전 입국한 김 회장 일행이 공항에서 맞닥뜨린 것.

 김 회장은 허씨를 보자 무서운 기세로 다가갔고 이 원장은 이를 제지하기 위해 발을 걸어 넘어뜨리려 했다. 몸의 중심을 잃은 김 회장은 허씨의 머리채 쪽을 움켜쥐었고 허씨는 김 회장을 밀쳐냈다.

 순간 비행기를 기다리던 탑승객들이 삽시간에 몰려들었고 이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구경꾼들이 이들을 에워싸자 싸움은 수십초 만에 끝났다. 이후 김 회장은 함께 온 수행비서 3명과 탑승 게이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이 원장 측은 분이 풀리지 않았던지 '폴리스'를 외치며 경찰을 찾았다. 김 회장 일행 중 친분이 있던 1명이 '괜히 일을 크게 벌리지 말고 한국에서 조용히 해결하라'고 권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결국 이 원장 측은 공항경찰대에 신고했고 현지 무장 경찰관 4명은 비행기를 연발시킨 채 김 회장 일행을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인천공항행 대한항공 KE0112편이 1시간30분 동안 이륙하지 못해 탑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현지 경찰은 김 회장 일행과 이 원장, 허씨 등을 상대로 4시간여 동안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 원장 측이 신고한 것처럼 '갱스터'들이 '살인을 목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았다.

 현지 경찰은 김 회장과 이 원장이 부부인 점과 폐쇄회로화면(CCTV)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허위신고된 사건으로 보고 김·이 부부와 허씨를 질서문란 등의 혐의로만 입건했다. 괌 사법당국은 이들에게 1년간 괌 입국금지 및 미국 입국 정밀검사 대상자 분류 조치 판결했다.

 부산대 동문 커플이자 시인 부부로도 알려진 김·이 부부는 한 때 잉꼬부부로 소문 나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다 30여년만인 지난해 7월 이 원장이 김 회장을 상대로 이혼소송과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 소송이 1년5개월째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은 소송 당시 "김 회장이 시어머니를 학대하고 의부증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김 회장은 "이 원장의 주장은 거짓말이며 오히려 불륜을 은폐하기 위해 소송을 낸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편 척추 디스크 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술을 맡아 유명세를 탔으며, 참여정부 시절 급성장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받는 등 곤혹을 치렀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