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1971~1989)은 최고 시청률 70%를 찍으며 큰 인기를 모았다. 10부작 '특수사건전담반 텐'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검거확률 10% 미만인 미스터리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특수수사대의 활약상을 담는다.
이승영 PD는 16일 서울 상암동CGV에서 열린 '특수사건전담반 텐' 제작발표회에서 "'텐'에서 몇 가지를 고집하고 있다"며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추구하고 미국 드라마나 스타일이 아닌 '21세기 수사반장'을 보여주겠다. 완성도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리겠다"고 밝혔다.
이 PD는 "'수사반장' 마지막회에서 최불암씨가 반장 직을 그만두면서 '빌딩이 높아질수록 그림자가 길어진다'는 대사를 했다"고 알렸다. "그땐 20세기였다. 21세기에는 '빌딩이 더 높아지고 그림자는 더 길어지고 짙어졌다'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수사건전담반 팀장 '여지훈' 주상욱(33)은 "'괴물잡는 괴물'로 불리는 굉장히 냉철하고 카리스마있는 형사"라면서 "처음에 광역수사대 형사였다가 경찰교육원 교수로 일하다가 다시 특수사건전담반 팀장이돼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된다"고 배역을 설명했다.
냉철하고 논리적이며 수사대의 에이스로 손꼽힌다. 해박한 지식을 통한 과학적 프로파일링이 장기다. 주상욱은 "논리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이 행동이 앞서는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데 여지훈이 딱 그렇다"며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김상호는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된 영화를 많이 봤는데 '텐'이 99배 낫다"고 자신했다. "'수사반장'의 전통을 잇는 동양적 감성이 충분히 녹아있다"는 이유에서다.
심리추리에 탁월한 4년차 여형사 '남예리'는 조안(29)이 맡는다. 사람의 사소한 표정변화를 잘 읽어내 범인 취조에 일가견이 있다. 특수사건전담반의 홍일점 조안은 " 내 안의 '남예리'를 찾으려 노력 중"이라면서 "드라마상에 많이 나오지는 않는데 사람의 심리를 잘 간파해 내는 만큼 상처가 많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사람을 많이 믿으려 하고 인간에 대한 연민이 많은 캐릭터"라고 알렸다.
수사물인 만큼 리얼리티 구현에 공을 들였다. "'텐'의 이재곤 작가가 수사본 대본은 문학이 아니라 공학이라더라"며 "2008년부터 자료조사에 나섰다. 국내에서 벌어진 수많은 미제사건을 총망라했고 미드, 영드, 일드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참고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미제사건들을 조사하면서 드라마화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가장 큰 피해자인 가족들의 아픔을 다시 건드려야 하나 의문이 들어 주저했다"면서도 "'미제사건은 사건을 풀지 못해서가 아니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때, 기억에서 사라질 때 미제가 된다'는 문구를 보게 되면서 드라마를 다시 준비했다. '텐'을 통해 잊혀진 미제사건에 관심을 갖게 되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8일 제1화 '테이프 살인사건'으로 포문을 연다. 2004년 얼굴에 테이프가 친친 감긴 채 시체로 발견된 광주 여대생 사건을 모티브로 각색했다. 120분간 방송된다. 이어 9회분은 60분씩 방송된다. 일본에 TV방송권과 DVD 판권 일체를 판매, 2012년 상반기 현지 TV를 통해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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