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세계가 명부다. 사찰의 전각 중 명부전은 불교의 사후세계를 구현한 전각이다. 명부전의 주인공은 지옥의 구제담당 지장보살과 죽은자 심판담당 시왕10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장보살과 시왕을 그린 불화를 중심으로 불교의 사후세계를 보여주는 각종 불화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명부전의 최고 존격인 지장보살로 시작된다. '지장보살과 지옥의 왕들'은 화면 중앙의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지옥을 다스리는 시왕이 양쪽에 모시고 서있는 구도다. 밝은 채색과 꽃문양 등이 조선 전기 불화의 여운을 보여준다. '직부사자(直符使者)'와 '감재사자(監齋使者)'는 사람이 죽었을 때 죽은 자를 감시하고 관련 기록을 지옥으로 전달하는 저승사자들을 그렸다. '지옥을 다스리는 현왕(現王)'은 본래 지옥의 왕들 중 5번째인 염라대왕이지만 지옥에서 죽은 자를 구제하는 능력이 좀 더 뛰어나 별도로 받들어진 현왕의 모습을 보여 준다.
시왕은 사람이 죽은 뒤 7일마다 한 차례씩 심판을 해 49일까지 7명의 왕이 심판했다. 이후 100일, 1년, 3년이 되는 날 제8, 9, 10왕이 심판한다. 심판날마다 재를 올리면 망자가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중요한 예배 대상이었다. 또 그림의 하단에는 죄를 지은 자들이 지옥에서 갖가지 벌을 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 교화적인 의미도 컸다.
'극락으로 가는 배'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극락으로 데려다 주는 반야용선(般若龍船)을 그린 그림이다. 배에는 죽은 이들이 나란히 타 있고 사람마다 '비구니(比丘尼)', '비구(比丘)', '처사(處士)', '보사녀(補寺女)' 등으로 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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