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정년연장과 주병진 회춘 그리고 종편

기사등록 2011/08/27 08:03:00 최종수정 2016/12/27 22:39:21
【서울=뉴시스】신동립의 잡기노트<252>

 KBS의 강호동이 ‘1박2일’에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했다. 혼자만 그만두려다 반년 뒤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면서 전원 동반 퇴진한다는 타협안에 수긍했다.

 MBC에서는 ‘무릎팍 도사’인 강호동은 주병진에게 부활의 계기를 부여했다. 아주 오랜만에 TV에 나온 주병진은 무릎팍도사를 상대로 명불허전이란 무엇인가를 증명했다.

 ‘1박2일’이 끝나는 것을 아쉬워하고, 주병진의 컴백설을 반기는 시청자들이 많다. 이 같은 현상의 이면에서는 그러나 방송 MC계의 전통 혹은 관례를 일순간에 깨뜨려버릴 혁명급 지각변동 움직임이 감지된다.     

 MC는 40대 중반을 전후로 TV 인기 프로그램에서 퇴장한다는 것은 여전한 상식이다. 현 시점의 스타MC 강호동(41) 신동엽(40) 유재석(39) 이휘재(39)도 메이저 MC석에서 내려올 날이 머지않은 연령대다. 이들에 앞서 방송3사를 휘저은 김승현(51) 임백천(53) 투 톱이 보기다.  

 이전의 서세원(55) 이문세(52) 이수만(59) 이택림(55) 이홍렬(57) 임성훈(61) 주병진(52), 또 그 전의 박상규(69) 이상용(67) 허참(62)도 적당한 시기에 후학에게 바통을 건넸다.

 면면히 이어진 이러한 세대교체의 흐름이 올 겨울 종합편성 채널들의 개국을 앞두고 정체 또는 역류될 상황에 놓였다. 강호동 또래의 정년이 연장되고, 주병진 시절의 걸출한 입담들이 소생하는 이상기류 출현이다. 물론, 일시적 현상에 그치리라 본다. 20년 전 SBS 론칭과 더불어 만개했던 자니 윤(75)이 좋은 전례다.  

 TV 쇼는 젊음을 먹고 산다. ‘선생님’이라고 불릴 연세의 MC는 보는이나 제작진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다. ‘형’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어야 만만하다. 연예직종 가운데 MC만 장수해야 할 까닭은 없다. 각본에 맞춰 언동하는 노역 연예인은 있어도, 할아버지·할머니 패널을 마주할 일은 몹시 드문 곳이 TV다. 시간을 거스르려는 시도는 자충수, 패착으로 귀결될 개연성이 크다. 젊어서 한 시절을 풍미했으니 섭섭해할 이유는 없다. 순리이려니, 수용해야 옳다.

 아버지·할아버지뻘에게 환호작약 하는 애들이 있다면, 비정상이다. 고전 소설이나 동화에는 먼지가 쌓이고 있다. 신제품 창작물이 차고 넘친다. 추억상품은 시청률 황금시간대에 접근하지 못한다. 퇴행 마케팅의 한계다.  

 그럼에도 종편들은 왕년의 명MC들을 중용할 것이다. 늙수레한 전직 PD군을 종편이 회생시킨 덕분이다. 자기보다 어리면 젊다고 그들 베테랑은 착각할는지도 모른다. 브라질 소설가 리아 루프트(72)의 말마따나 성숙이 청춘보다 낫거나, 청춘이 성숙보다 낫다고 주장하지는 말기 바란다. 젊음과 노련은 서로 영역이 다르다.  

 가수 서유석(66)은 일찌감치 깨달았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흘러 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그래서 허전했다.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료.’ 그리고 차선을 찾아냈다.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 내 몸이 흙이 되어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문화부장 rea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