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투어 '신스(since) 1986-우리가 대한민국이다'를 펼치는 1980년대 간판 록밴드 '백두산'의 보컬 겸 리더 유현상(57)은 9일 "국내에서 누가 주다스 프리스트, 아이언 메이든과 맞짱을 뜰 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백두산밖에 없더라"며 "이번 투어를 통해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별렀다.
1982년 결성된 백두산은 1986년 1집 '투 패스트! 투 라우드! 투 헤비!(Too Fast! Too Loud! Too Heavy!)'로 데뷔했다. 1987년 해체됐다가 22년만인 2009년 재결성, 4집을 내놨다.
지난 4월 2년 만에 5집 '러시 투 더 월드'를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원년멤버인 유현상과 김도균(47·기타)를 주축으로 경호진(베이스), 박찬(드럼)을 영입해 새로 팀을 꾸렸다.
유현상은 "이제 록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땀 흘린 대가를 받을 때가 온 것 같다"며 "맏형을 맡고 있는 우리가 '공연이란 이런 것이다'고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콘서트를 열게 됐다"는 투어 배경을 밝혔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다'라는 타이틀에 대해 유현상은 "너, 나, 우리 할 것 없이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며 "뒤숭숭한 일이 많은 이 시점에 음악으로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4집에 수록된 '반말마'와 '아이들아'는 사회적 고민이 녹아 들어간 곡으로 이번 투어에 어울린다"고 귀띔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록음악 외에도 국악, 오토바이 브랜드인 '할리 데이비슨'의 오토바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김도균은 "새로운 소리를 결합, 록음악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다"며 "록과 오토바이는 예전부터 연관성이 많았다. 오토바이 굉음과 록음악이 만나 새로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실험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음악 외에도 무대와 조명 등에 투자를 많이 해서 더 많은 팬들과 공연장에서 호흡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점차 만들어가고 싶다."
김도균은 MBC TV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스타덤에 오른 임재범(48)과 함께 세계진출을 겨냥한 밴드 '아시아나'에서 활약한 바 있다.
"아시아나 멤버로 활약할 당시에는 백두산을 버릴 정도로 해외진출에 적극적이었다"며 "하지만 지금 가장 크게 느끼는 건 한국에서 최고이면 세계에서도 최고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 유튜브 등을 통해 세계에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된다"며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빛이 나면 세계에서도 빛이 날 것"이라고 믿었다.
KBS 2TV '밴드 서바이벌-톱 밴드' 등 방송가에서는 밴드 열풍이 불고 있다. 백두산을 비롯해 '부활' 등 최근 인지도를 높인 밴드들은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큰 보탬이 됐다.
유현상은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아이들이 나를 알아보는 등 인지도가 높아졌다"면서 "해운대에 공연하러 갔는데 김포공항에서부터 난리가 났다. 우리가 스스로 서태지인줄 알았다. 긍정적으로 본다"며 웃었다. 그러나 "공연을 가서도 나를 코미디언으로 알아보는 아이들 때문에 더욱 열심히 노래하기도 했다"며 "예능도 소중하지만 노래는 더 중요하다. 예능에서도 무대에서도 미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의욕을 다졌다.
김도균은 예능을 통해 분 밴드 열풍이 공연 시장으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밴드가 활성화 되는 분위기이지만 아직 음원·공연 시장에는 영향이 없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우리 공연을 통해서 전환점이 생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예능에 출연할 때마다 꼭 기타를 들고 나가는데 시청자들이 거부감이 없다는 데 놀랐다"며 "록음악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시대가 왔다. 이럴수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알렸다.
"후배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 지금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헤비 메틀이 침체돼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언메이든이 음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세계 무대에 나가도 손색이 없는 후배들이 많아요. 우리가 일종의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유현상)
"중고등학교 때부터 우리를 좋아하고 지금은 30, 40대가 된 분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이 있어요. 우리 그늘에서 그들이 쉼을 느낀다면 참 보람이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세대에게는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등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시대와 맞춰서 나가야 한다는 판단도 있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계속 공연하고 싶어요. 껄껄껄." (김도균)
한편 백두산 콘서트는 10월 6, 7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다. 지방 공연 일정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6만6000~7만7000원. 이나이스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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