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수능' 예고…논술 영향 더 커진다
기사등록 2011/06/30 18:18:54
최종수정 2016/12/27 22:23:59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올해 '쉬운 수능'이 예상되면서 대입에서의 논술고사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논술고사 비중이 축소돼 논술 100% 전형이 없어지고 서울대(인문)를 비롯, 지난해까지 수시모집에서 논술을 실시했던 5개 대학에서 논술 전형을 폐지해 모집 인원도 5500명 이상 줄었다.
하지만 주요대학 수시모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여전히 논술 중심 전형이며 논술 이외에 특별한 지원 자격을 요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적극 지원해볼 만하다.
또 지난 6월 모의평가 성적 발표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쉬운 수능' 출제 기조로 인해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올해 수시모집에서 논술고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교육업체 메가스터디는 최근 논술고사 출제 경향을 살펴보고 올해 수시모집 논술고사 대비법을 계열별로 정리했다.
◇인문계열
▲시험시간 단축·논제 수 축소 대비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 대학별 모의 논술고사와 지난해 논술 기출문항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대학에서 시험시간을 2시간 정도로 단축 운영하고 있다.
최근 고려대가 기존 180분에서 120분으로, 서강대, 경희대 등도 150분에서 120분으로 논술 시험 시간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논제의 형태도 비교적 단순하고 명확한 형태로 변화되고 있으며 논제 수도 1~3개 정도로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작성할 답안 분량은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짧아진 시간에 긴 분량의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
또 자칫 잘못된 판단으로 답안을 먼저 작성했을 경우 답안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시간이 거의 없으므로 축소된 시험 시간에 맞게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수리·논리적 사고력·영어 제시 문제 대비
최근 인문계열 논술고사는 기존의 일반적인 인문·사회 통합 논술에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통합 경향으로 변화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등 주요대학에서 수리적(논리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논제를 출제하는 등 언어, 영어, 경제, 수리, 과학 등 개별 교과목들을 통합해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통합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영어 제시문이 포함된 논술고사를 출제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한국외대만의 특징으로 꼽혔던 영어 제시문이 지난해 수시모집에서는 동국대와 경희대에서 출제됐고 이화여대도 올해 모의논술에서 영어 제시문이 포함된 논술고사를 발표한 바 있다.
▲자신의 생각이 아닌,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안 작성
논술고사도 하나의 시험이기 때문에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수 학생들의 답안을 평가하기 위해 공통으로 채점할 수 있는 평가의 가이드라인인 채점기준표가 필요하며 정답의 방향이 드러나는 문항을 출제할 수밖에 없다.
많은 대학들의 논술문제에서는 자유로운 글쓰기의 논술문항 대신 요구조건을 제시하고 그것을 충족할 때만 정답으로 평가하는 유형으로 문항을 출제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제시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것이 아닌, 문제에서 요구하는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즉, 최근 수시모집 논술고사의 경향은 어느 정도 '정답'이 있는 시험 문제라는 것을 유념하자.
▲대학별 논술고사의 특성에 맞춰 준비
지난해 논술고사는 기존 대학별 출제 경향의 기조를 유지했으며 최근 발표하고 있는 모의 논술에서도 대학별 문항 특성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요약형 문제 등 정형화된 논제 특징을 보여준 고려대와 마찬가지로 연세대도 다양한 견해를 비교·분석하는 논제를 매년 지속적으로 출제하고 있다. 한국외대의 '제시문'과 '자료'의 형태로 구성되는 문항 형태도 고정적인 유형으로 출제되고 있으며 중앙대, 인하대 등도 매년 유사하게 그 구성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모든 대학들이 다년간의 논술고사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논술고사 형식을 고정해 안정적인 평가의 틀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단계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글쓰기의 기초를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지원 대학이 결정되고 난 이후에는 대학 유형에 맞춰 논술고사를 준비해야 한다.
◇자연계열
▲서로 다른 교과 지식을 연계하는 능력 키워라
통합교과형 논술은 논술고사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주요 대학에서 출제하고 있는 유형으로 논술고사가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교과를 서로 연계해 출제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교과 내용은 물론 연계성이 높은 교과 영역을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해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각 대학에서 발표한 모의논술고사 문항을 보면 서울 소재의 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통합되는 정도 및 관련 교과의 수가 증가했다.
수험생들은 수업 시간에 학습한 지식을 토대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사고를 통해 재구성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분석력·심층 표현력 길러라
각 대학에서 발표한 세부 논제 유형을 보면 단편적인 결과만을 서술하는 유형보다는 논리적인 사고 과정을 단계적으로 나타내고 그 결과와 함께 타당한 근거를 밝혀야 하는 과정 중심의 논제 유형을 주로 출제하고 있다.
또 제시문과 조건을 통해 상황을 설명하는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타당한 근거와 함께 제시하라', '특정 정리를 활용하지 마라' 등과 같은 조건을 추가해 이를 고려한 답안을 작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주어진 조건과 자료에서 해결에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고 자신의 논리로 계획을 수립해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논제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바탕으로 범위를 확정하고 각 과정들을 심층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문항 구성·시험 시간 변화 대비
일부 대학의 경우 시험 시간과 문항 구성에 약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논술과 올해 모의논술을 보면 이화여대는 인문학적 소양을 측정하는 문항 대신 과학적 해결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추가했다.
문항도 물리, 화학, 생물 교과 영역에서 한 문항씩 출제하고 한 개만 선택해 풀도록 해 고려대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했다.
고려대의 경우 수리 문항은 필수적으로 풀고 과학 문항은 두 문항을 선택하도록 했으나 수리 문항의 수는 더 늘리고 지구과학형 과학 문항을 추가했다. 서강대도 이화여대와 동일하게 인문형 문항을 빼고 2문항으로 축소했다.
▲수리·과학 교과 중심형 문항 대비
각 대학의 논술고사 제시문과 제공되는 정보는 고등학교 교과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학 교과서에서 발췌하는데 과학 문항의 경우 과학Ⅰ의 내용으로 제한, 선택 과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했고 과학Ⅱ의 내용을 출제하더라도 제시문에 그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교과과정의 학업 성취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문항을 중심으로 교과서에서 출제하되 회전체의 부피 공식, 전기음성도의 개념 등 기본적인 공식이나 개념에 대해서는 정보로 제공하는 것을 생략하고 있다. 정상적인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하는 기본 지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학습하는 기본 개념과 공식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 교과서의 내용을 확장해 문항에 적절하게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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