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율 아라온호 선장이 25일 오전 아라온호를 방문한 취재진에게 아라온호가 남극과 북극에 가서 찍은 사진을 설명하며 농담을 던졌다.
김 선 장은 "얼음을 부수며 배가 이동할 때 빙하 위에 펭귄이 있으면 경적을 울려 비키도록 유도하지만 쇄빙선을 처음 보는 펭귄들은 배가 낯설어 두려운지도 모르고 가만히 있는다"며 "펭귄이 피하지 않으면 우리가 배를 돌려 항해한다"고 말했다.
국내 1호이자 현재 우리나라에 단 하나뿐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바다를 뜻하는 '아라'와 모두를 나타내는 관형사 '온'을 붙여서 만든 것으로 '모든 바다를 누빈다'는 순우리말 뜻을 갖고 있다.
2009년 12월부터 항해를 시작한 아라온호는 무게 7480t, 길이 110m, 폭 19m, 최고속도 16노트(시속 약30㎞)의 최첨단 연구용 선박으로, 시속 3노트로 1m 두께의 얼음을 연속해 쇄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김 선장은 아라온호의 강점으로 발전기와 전기모터를 이용한 하이드리브 방식이 적용돼 배가 진동이 없다는 점, 무단변속이 가능해 정지와 후진이 자유로운 점을 꼽았다.
자동위치제어시스템(Dynamic Positioning System)을 창착해 배가 퇴적물이나 해수를 같은 장소(오차범위 50㎝이내)에서 채취할 수 있도록 했다.
얼음의 두께와 크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빙하탐지레이더, 깨진 얼음이 다시 배에 얼어붙지 못하도록 배를 좌우로 3.5도씩 움직여주는 기능을 하는 안티롤장치(횡요감쇄장치) 등도 아라온호의 큰 자랑거리다.
1년 중 약 270일을 항해하는 아라온호는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는 남극세종과학기지를, 5~6월은 모항인 인천에서 유지보수를 한 뒤 7~8월 북극을 항해하다 9월에 다시 인천항에 돌아온다.
승조원 24명에 연구원 60명으로 총 승선인원은 85명이다. 배 안은 연구실과 회의실을 대외하고 대부분이 승선원들의 객실로 채워졌다. 객실은 1인실 37개, 2인실 12개 4인실 6개가 있으며 4인실 가운데 전열판을 깐 온돌방도 2개나 있었다.
2달이 넘는 항해기간 동안 승선원들의 체력을 기를 수 있게 도움을 줄 체육시설, 사우나 시설 등도 갖췄다. 또 승선원들의 복지를 위해 배 안에서 무선통신망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배 밖에는 연구에 필요한 물건을 실을 수 있는 헬기를 넣어둘 수 있는 경락고, 레이더빔을 쏘고 빛의 산란정도를 실험해 볼 수 있는 관측소,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장소 등이 마련돼 있었다.
배 하부 기계실에는 전기모터 회전력을 이용한 추진장치, 바다 속에서 광물 등을 채취할 수 있는 광섬유가 내장된 수천미터의 케이블선도 볼 수 있었다.
남극만 20번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남상헌 극지연구소 실장은 "극지연구를 하는 첫 단계가 쇄빙연구선을 만들어 해당 지역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아라온호를 통해 앞으로 더욱 활발한 극지연구를 할 수 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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