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정은의 데뷔가 이뤄졌던 지난해 초 부터 김정은이 고(故)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이을 후계자임을 암시하거나 업적을 선전하고 충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이같은 호칭들을 써왔다.
지난해 4월 '김일성 탄생 98돌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1996년 이후 14년만에 재등장해 관심을 모았던 '당 중앙'이란 호칭은 원래 김정일 위원장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당중앙'은 김정일 후계 내정 이전 '김일성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에 등장하다 1974년 김정일 후계체제가 자리잡고 난 뒤 '위대한 수령과 당중앙을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에 재등장했다.
북한은 이후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혁명의 수뇌부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주로 써왔는데 지난해 4월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로 바꿨다. '당중앙'호칭이 김 위원장에게서 김정은으로 옮겨온 것이다.
'청년대장', '샛별대장', '김대장'은 지난해 9월 당대표자 대회에서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대장'칭호를 받기 이전에도 북한 엘리트들이 불렀던 호칭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선 '청년대장'이란 호칭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걸음'도 김정은을 암시하는 용어다. 북한에선 김정은을 찬양하는 '발걸음'이란 노래가 널리 유포돼 있으며, 특히 지난해 8월2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 장군님의 담력과 기상이 그대로 이어진 씩씩한 발걸음 소리'란 소절이 들어간 '빛나라 선군장정 천만리여!'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에도 등장한 'CNC(컴퓨터 수치제어)'는 김정은의 '업적'을 상징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CNC는 제조과정에서 컴퓨터를 통해 기계 공구를 자동으로 조작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북한은 김정은이 CNC기술을 주도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해 말 함경북도와 자강도 내 군수공장을 시찰하면서 "먼저 CNC를 도입해 전국의 본보기가 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함경북도 청진시 라남구역에 있는 방사포탄 생산공장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를 방문, CNC가 도입된 방사포탄 생산공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조선중앙 TV가 "라남탄광기계연합기업소를 비롯한 기계공장들에서 CNC화가 추진되어 기계공업발전의 최첨단에 올라서게 됐다"고 보도해 잘 알려진 곳이다.
김정은을 가리키는 또 다른 상징적 용어인 '백두혈통'은 김 위원장에 이어 할아버지 김 주석의 유훈을 이을 후계자로서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쓰인다.
지난달 24일 북한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혁명 수뇌부 결사옹위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철석의 신념"이라며 "백두밀림에서 창조된 수령결사 옹위의 전통이 세대와 세대를 통해 영원히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두밀림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무장투쟁을 상징하는 단어인데 백두혈통은 항일무장투쟁 정신을 잇는 혈통, 즉 3대 세습을 미화해 찬양하는 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중국을 비공식 방문, 권력세습의 정통성을 강조하고자 김일성 주석이 다녔던 중국 지린성 지린시 위원(毓文)중학교를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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