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윤리지원관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복원된 이 BH라는 단어가 청와대(Blue House)를 지칭하는 관가의 용어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관료들은 일반적으로 대통령을 지칭할 때 'VIP'라는 은어를 사용한다. 또 대통령 전용기의 별칭인 코드 원(Code One)이 대통령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은어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직된 조직 특성상 관료들이 최고 상급자의 이름이나 직함을 직접 부르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5·16 쿠데타로 집권한 3공화국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어 'PP(President Park)'라고 불렀던 것이 그 시초로 알려져 있다.
6공화국 '황태자'로 꼽혔던 박철언 전 장관은 LP(Little President)로 불리기도 했다.
이같은 은어들이 처음에는 조직 내부에서만 사용되다가 대중들에게 널리 확산된 경우도 있다.
남의 아내를 높이는 말인 '영부인'이라는 단어는 존경심을 담아 대통령 부인을 지칭했던 것이 이제는 공식 명칭처럼 일반에 각인된 경우다.
미국에도 이와 비슷한 예가 있다. 백악관 관료들은 대통령을 지칭할 때 주로 '포터스(POTUS,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라는 은어를 사용한다. 또 대통령 부인에 대해서는 '플로터스(FLOTUS, First Lady Of The United States)'라고 칭한다.
미국 대통령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다 보니 '포터스'라는 별칭 또한 영화나 드라마, 언론보도를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지금은 미국 대통령을 지칭하는 일반 명사처럼 사용된다.
영국이나 캐나다와 같이 총리가 국가 수반인 나라에서는 Prime Minister라는 공식 명칭 대신 'PM'이라는 줄임말이 자주 사용된다.
정계에서는 YS, DJ, JP처럼 정치지도자나 명망가들의 이름을 이니셜로 부르는 경우가 자주 있다.
5·16 이전까지만해도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우남(이승만), 백범(김구), 해위(윤보선)와 같은 호를 사용해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5·16 후 2인자이던 김종필 총리가 JP로 불리게 된 후 영문 이니셜의 사용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영문 약칭은 영향력 있는 정치인에게만 붙여지기 때문에 많은 정치인들이 이름 대신 이니셜로 불리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누구나 이 같은 약칭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의 경우 자신을 지칭하는 '창(昌)'이라는 표현 대신 HC로 불러달라는 인터뷰까지 했지만 실패했다.
민주당 정세균 전 대표 역시 SK라는 이니셜로 불려지는데 욕심을 보였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일부러 이니셜 사용을 유도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MH라는 이니셜을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이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재계에서도 직원들이 그룹 총수 등을 약어로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이건희 회장을 A, 부인인 홍라희 여사를 A', 이재용 부사장을 JY로 부른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과거 KKC(King of King Chairman)로 불렸지만 그룹 해체와 함께 그 약칭을 사용하는 사람은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현대그룹은 정주영 전 회장이 '왕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던데 반해 아들들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각각 자신의 이름 영문이니셜인 MK, MJ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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