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클래식 음란그림들, 정말 리얼하네

기사등록 2010/09/08 17:49:23 최종수정 2017/01/11 12:27:16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툇마루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분홍 신발 옆의 검은 신발은 급하게 벗어놓은 듯 삐딱하다.

 계집종은 술상을 들고 들어가다 방문 앞에 멈칫하고 서 있다. 신윤복의 작품으로 전하는 ‘사시장춘(四時長春)’ 속 풍경이다.

 한국의 춘화는 언제 유입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사실적인 인물묘사와 심미적 풍류, 해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춘화는 신윤복과 김홍도 등 풍속화에 능한 화가들을 중심으로 제작됐다. 

 19세기 말 중국의 ‘춘궁화첩(春宮畵帖)’은 12가지 체위 중 일곱 번째 그림이다. 침대 위에 누워있는 여인의 음부를 바라보며, 그녀의 오른쪽 발을 쥐고 있는 남자가 그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발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실제 성행위를 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녔다고 한다. 따라서 이 장면은 직접적인 성행위가 아닌 은유적으로 정사장면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는 성애 생활을 묘사한 회화를 ‘춘궁(春宮)’ 또는 ‘비희도(秘戱圖)’라고 부른다. 한나라 시대부터 이러한 회화가 존재했다고 기록에 남아 있다. 이후 당(唐)의 주방, 원(元)의 조맹부 역시 이런 회화를 남겼다고 한다. 형식은 대부분 두루마리나 화첩이다. 곁에 두고 손쉽게 보고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 춘화의 특징은 화면을 가득 채운 주인공들과 과장되게 묘사한 남녀의 성기, 강렬한 색채 사용 등이다. 관람객을 압박한다. 일본에 춘화가 처음 유입된 것은 헤이안 시대이지만 춘화가 질적, 양적으로 성장과 발전을 이룬 것은 에도 시대에 이르러서다. 일본의 춘화는 ‘마쿠라에, 와라이에, 슌가, 슌폰, 엔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시집가는 딸의 성교육용, 화재·액운을 막는 부적 등의 용도로 만들어졌다.

 17~20세기 초 한·중·일 3국의 춘화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동아시아 전문 화정박물관이 14일부터 ‘러스트(LUST)’를 주제로 한·중·일 춘화를 비롯한 도자·생활용품 등 다양한 에로틱 아트 114점을 선보인다.

 한국은 조선시대 풍속화의 특징을 잘 담아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사시장춘’을 비롯해 조선 후기에 제작된 춘화첩을 전시한다. 중국은 청대에 제작된 춘궁화첩을 중심으로 꾸민다. 모조 음경과 압상저(壓箱底), 금련배(金蓮杯) 등의 공예품도 나온다.

 일본은 다색판화의 선구자로 알려진 스즈키 하루노부부터 에도를 대표하는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 우타가와 시대의 미인화가로 이름을 아린 도미오카 에이센 등의 작품이 있다. 특별전으로 19세기 유럽의 에로틱 아트도 보여준다.  

 전시장에 나온 작품 대부분은 한혜주 관장이 수년 전부터 모은 것들이다. 한 관장은 “다양한 에로틱 아트 중에서도 인간의 본능적 욕구를 은밀하면서도 해학적으로 드려낸 작품들로 구성했다”며 “작품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과 더불어 다양한 사랑과 만남, 교류, 유혹의 형태를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10월2일 오후 2시 이번 전시를 기념하는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전시는 12월19일까지며, 19세 이상 관람가다. 02- 2075-0124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