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티플스카이, 헐벗었다 그러나 속은 꽉 찼다

기사등록 2010/09/01 12:06:43 최종수정 2017/01/11 12:24:55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지난 7월22일. 잠시 접었던 날개를 다시 펴고 비상을 시작했다.

 9년 전 앳된 얼굴의 소녀가 어느새 숙녀가 돼 싱글 음반 ‘노 웨이’를 들고 팬들 앞에 섰다. ‘로티플 스카이’(22·김하늘)란 새 이름도 얻었다.

 2001년 하늘이라는 이름으로 1집 ‘보이스 오브 퓨러티’로 활동하다 자취를 감춘 로티플스카이다. 가수 겸 탤런트 류시원(38)이 대단한 ‘물건’이라며 지목, 부활시켰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난 한 달간 성적은 ‘B+~A’ 정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늘에서 로티플스카이란 이름으로 변신에 성공했고, 가창력 또한 인정받았다”며 뿌듯해 했다. 물론,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불편해 했다. “댄스는 내 옷이 아니다”, “회사에서 시켜서 했다”며 시원하게 폭로했다.

 “나에게 맞는 곡은? 일단 가벼운 댄스곡은 아니다. 목소리가 잘 들릴 수 있는 곡, 지금보다 조용한 음악, 특히 내 목소리에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노 웨이’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좋았던 것 같다”며 안심이다.  

 9년 전 로티플스카이는 중학생이었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어느 성인가수 못지않았다. 데뷔 음반 활동을 마치고 모니터까지 했을 정도다. “내가 활동했던 모습을 다시 봤다. 어릴 때였지만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어 “가수를 계속해야 될지에 대한 고민, 내가 가수인데 노래를 잘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 같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음악 욕심이 컸다. “당시 회사나 팬들이 다음 음반을 기대하는데, 퍼포먼스 때문에 알려졌다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노래는 잘 하지 못하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없고…, 뭐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1년간 두문불출했다.

 방안에는 책상과 의자 하나, 컴퓨터 한 대와 노래방 기계, 키보드가 전부였다. “방에서 음악공부만 했다. 부르고 녹음하고, 듣고 녹음하고, 또 듣고를 반복했다”며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시절을 떠올렸다. 그렇게 자신의 ‘승부욕’과 ‘집착력’을 확인했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는 거니까”, “노력해서 안 되면 안 된다. 내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패배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면서 음악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졌다”고 털어놓았다. 작년에 그룹 ‘매드모아젤’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모습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음악의 끈은 놓지 않았던 것이다.

 요즘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가창력’이다. “화면에 예쁘게 나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인상이 찌그러져도 라이브에 신경 쓴다.” 단점은 “융통성이 없는 것”이라며 깔깔거렸다. “사장님(류시원)과 네이트온 메신저로 대화하는데 ‘융통성 있게 행동하라’고 했다. 사실 융통성은 있는데 먼저 다가서는 게 어색할 뿐”이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가장 가깝게 지내는 친구는 ‘노트북’이다. 작곡과 작사에도 일가견이 있는 로티플스카이는 “갑자기 악상이 떠오르면 곧바로 노트북에 저장해 놓는다”며 “작곡과 작사는 계속 공부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녀가 꿈꾸는 음악은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흔드는 것”이다. “‘정말 이 사람은 음악으로 진솔하게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바랐다. 로티플스카이는 새 노래를 작업 중이다. “색다른 음악이 나올 것 같다. 기대해 달라.”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