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이곳에는 개발의 바람이 불어 동편 끝과 서편 볕바우산 일대만 남겨두고 온통 주거지로 변했다. 읍사무소를 비롯해 학교, 우체국, 금융, 조합, 전화국, 발전소, 냉동공장 등과 함께 청루 거리가 형성됐다.
경북 구룡포나 전북 군산항처럼 이곳에도 일본인가옥(적산(敵産)가옥)이 있었으나 다 허물어지고 없다. 예전 가옥을 그대로 보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경사진 곳 방어진교회에서 부터 어판장으로 내려가는 골목길 일대가 모두 청루(靑樓) 골목이었다고 한다.
동구 방어동은 자연마을로 동진, 서진, 북진, 내진, 중진, 상진, 남진, 문재, 화암 등이 있고, 포구만 해도 방어진항을 포함해 동진, 상진, 남진, 화암 등 5개나 된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과 마을이 모두 이어져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5년 전부터 방어동 사람들이 똘똘 뭉쳐 방어진축제를 열고 있다.
오밀조밀하게 엮여 있는 방어진항은 요즈음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리조선 세광중공업 옆 구 방파제 활어가판대를 모두 철거했다. 대신 인근에 활어센터가 깨끗하게 들어서 손님몰이를 하고 있다.
이 활어센터는 가판대에서 영업하던 상인들이 마련한 최신식 건물로 연면적 595㎡ 건물 안에 수산물 판매점 62곳이 들어서 있다.
"도루묵은 칼칼하게 양념장해서 졸여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힌다. 그래 해 묵그래이"
정을 듬뿍 담은 할머니 말이 구수하게 느껴지는 방어진항 풍경. 이곳에서 흥정만 자라면 말린 도루묵과 가재미를 금액보다 덤으로 얻을 수도 있다.
1994년에 보호수로 지정된 노거수에 따른 전설이 바닷가마을과 참 잘 어울린다고 여겨진다.
1000여 년 전 용나무 아래 동굴에 천 년 살던 용이 천 년이 되는 날 삼월삼짓일 이른 새벽에 여의주를 들고 승천해 용황상제에게 여의주를 바쳤다. 이를 기특히 여긴 옥황상제는 용이 승천한 곳에 솔씨를 내려 보내 심도록 했다는 전설이 있는 용나무는 나라에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신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거수가 있는 용왕사 뒤 골목길로 올라서서 걸으면 아름다운 방어진의 옛길을 휘돌 수 있는 해안길이 연결된다. 상진, 남진, 화암까지 걷는 해안길은 천혜의 자연유산이다. 이 길을 걷지 않고는 방어진을 논할 수 없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절묘하게 교차되는 해안길을 걸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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