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미달 설비, '우수조달물품' 둔갑…군 납품 175억 규모 적발

기사등록 2026/06/09 10:30:00

12개 군부대 실태조사…표본 전량 부정 확인

부정 납품 규모 군부대 58곳·약 175억원 추산

권익위, 납품업체 적발해 국방부·경찰 등 이첩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는 저가의 규격 미달 전기설비를 특허가 있는 고가의 우수조달물품으로 속여 수년 간 전국 군부대에 납품한 업체를 적발해 국방부와 경찰청, 조달청 등 관계기관에 이첩했다고 9일 밝혔다.

권익위는 지난해 11월 전기설비 생산업체 A가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된 배전반과 분전반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저가의 규격 미달 제품으로 군부대에 부정 납품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권익위는 국방부 직할 부대와 육·해·공군 등 12개 부대의 계약 80건을 표본으로 선별해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대상인 80건의 계약 모두에서 부정 납품이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A업체는 우수조달물품을 직접 생산해 납품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무자격 업체가 생산한 저가 제품을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 후 군 검수 과정 부실과 발주 단계의 규정 위반 정황도 확인됐다. 격납고나 지휘통제시설 등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군 시설임에도 우수조달물품 설치 여부에 대한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권익위는 파악했다.

또 국방부는 설계 단계에서 특정 제품 선정 시 의사결정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규정을 위반하고, 별도 절차 없이 A업체 제품번호 등을 특정해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표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A업체의 전체 군부대 부정 납품 규모가 58개 군부대 대상 총 195건의 계약, 약 17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권익위는 관련자에 대한 처벌과 추가 비리 적발을 위해 사건을 경찰청 등에 이첩했다.

아울러 설계 단계에서 사전 심의 없이 특정 제품을 명시하지 못하도록 절차를 강화하고, 납품 검수 단계에서 우수조달물품의 특징 확인을 의무화하도록 국방부와 조달청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이명순 국민권익위 부패방지 부위원장은 "국가의 튼튼한 안보를 위해 군 시설의 안전과 관련된 납품비리는 더욱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우수조달물품 지정제도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지원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납품비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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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미달 설비, '우수조달물품' 둔갑…군 납품 175억 규모 적발

기사등록 2026/06/09 10: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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