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달의 별세 전 일침…"트럼프·머스크, 우주로 보내고 싶어"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최근 별세한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이 생전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 시간) "평생 침팬지의 행동을 연구하며 '알파 수컷'의 공격성을 관찰해온 제인 구달이 인간 사회의 '알파형 권력자들'에도 같은 통찰을 적용했다"며 그가 생전 남긴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해당 발언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페이머스 라스트 워즈'에 담겼다.

구달이 향년 91세로 별세하기 직전인 지난 3월 촬영된 55분 분량의 인터뷰로, 그의 생애와 철학을 조명한 작품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머스크의 우주선에 태워 머스크가 반드시 발견할 거라 믿는 그 행성으로 모두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어가 "머스크 본인도 그 명단에 포함되느냐"고 묻자 구달은 "물론이다. 그는 그 우주선의 '호스트'가 될 것"이라며 "그 우주선에는 트럼프와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 극우 정부를 모두 태울 것"이라고 답했다.

구달은 '알파'의 두 유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하나는 힘과 공격성으로 군림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다른 하나는 머리를 쓰고 동료나 형제의 지원을 받아 도전하기 때문에 훨씬 오래간다"고 했다.

그는 인간과 침팬지의 공격적 집단행동이 감정적으로 전염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침팬지들은 낯선 무리를 보면 털이 곤두서고, 공포와 분노가 뒤섞인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 다른 개체들이 그 감정에 전염돼 모두 공격적으로 변한다"며 "이런 감정은 전염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가장 큰 희망은 연민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할 새로운 세대를 키우는 것"이라며 "하지만 시간이 우리 편인지는 모르겠다. 지금은 참으로 암울한 시대"라고 말했다.

구달은 끝으로 정치적 억압과 기후위기에 맞서는 이들을 향해 "오늘날 지구가 어둡게 느껴질지라도, 희망은 여전히 존재한다. 희망을 잃으면 무기력해지고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를 지키고 싶다면, 매일 당신이 하는 행동을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구달은 생전 환경운동과 인도주의 활동을 함께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그는 2022년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세한 지위를 다투는 수컷 침팬지처럼 행동한다"며 "침팬지가 상대를 위협하기 위해 몸을 곧추세우고 과시하며 공격적인 태세를 취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