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안' 가결에 금남로 메운 광주시민들 "헌정질서 회복" 환호

기사등록 2024/12/14 17:19:01

최종수정 2024/12/14 17:37:19

각계각층 시민 2만여명 금남로 운집…"탄핵은 국민 뜻"

'5·18 발원지' 전남대 학생들 행진…"오월 광주" 눈시울

'오월 대동정신' 커피·간식 선결제, 주먹밥·떡국 나눔도

응원봉 흔들며 K팝 개사곡 부르며 헌정질서 회복 염원

가결에 환호·안도 "헌재, 빨리 결론내야" "내란범 단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재표결이 가결된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12.1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재표결이 가결된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4.12.14.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박기웅 김혜인 기자 = 위헌적 계엄으로 헌법기관을 무력화하려 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재투표에서 가결되자 44년 전처럼 금남로에 모인 광주시민들은 "헌정질서 회복의 첫걸음"이라며 안도했다.

145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은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6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시민 2만여 명(오후 4시30분 기준 주최측 추산)은 전일빌딩 앞부터 금남로공원까지 300m가량을 가득 메웠다. 총궐기 참여 시민들은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재의결 생중계를 바라봤다.

'5·18민주화운동 발원지' 전남대학교 재학생과 동문들도 금남로 집회에 합류했다. 44년 전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에 맞서 전남대 정문을 뛰쳐나온 당시 대학생들의 금남로 진출 투쟁을 재현한 것이다.

정문을 출발한 전남대생들은 '윤석열은 퇴진하라', '불법계엄 규탄한다' 등 손팻말을 든 채 금남로까지 행진, 집회에 합류했다. 조선대생들도 학교에서부터 금남로까지 걸어나와 가세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등 노동계도 수창초등학교부터 금남로까지 나아가며 국회와 여당이 '헌정 파괴 내란'을 꾀한 윤 대통령에 대한 분노한 민심을 표현했다. 농민 단체도 트랙터를 몰고 금남로로 쏟아져 나왔다. 포승줄에 묶인 수형복 차림으로 윤 대통령의 탈을 쓰고 행진하며 내란죄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2차 표결이 진행되는 1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동구 금남로로 향하며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전남대학교 정문은 5·18 민주화운동의 발원지로 전두환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에 항거하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이어진 곳이다. 2024.12.14.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대학교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2차 표결이 진행되는 1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동구 금남로로 향하며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거리행진을 펼치고 있다. 전남대학교 정문은 5·18 민주화운동의 발원지로 전두환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에 항거하는 대학생들의 집회가 이어진 곳이다. 2024.12.14. [email protected]


표결에 앞서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야학교사의 일기를 보며 느낀 소회'가 언급될 때 숙연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44년 전 1980년 5월17일 비상계엄 확대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오월 광주의 아픔을 상기하며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광주의 비극', '학살 자행' 등의 단어가 나오자 44년 만의 계엄에 덧난 상처 탓인지, 한 장년 남성은 눈시울을 붉혔다. 분노에 차 손에 쥐고 있던 '윤석열 퇴진' 손팻말을 높이 치켜드는 시민도 있었다.

한 중년 여성은 "윤석열 물러가라"를 외치며 대형 태극기를 쉼 없이 좌우로 흔들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주에 큰 빚을 졌다"는 발언에는 일각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박수도 터져 나왔다.

진눈깨비가 흩날리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시민들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시민들은 국회 본회의장의 탄핵 표결 장면을 지켜보며 '내란의힘 해체하라', '내란범죄자 윤석열 탄핵 체포', '내란공범 국민의힘 즉각해체', '반란수괴 윤석열 체포'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일각에서 터져 나온 "찬성해"라는 외침을 필두로 "투표해", "탄핵해" 등의 외침이 금남로에 울려 퍼졌다.

이날 총궐기 대회에는 '촛불하나', '다시 만난 세계', '그대에게', '내가 제일 잘 나가' 등 대중가요 또는 개사곡을 다함께 부르며 엄중한 시국에도 절망하지 않고 '국민 주권'의 희망과 염원을 노래했다.

간주 중에는 "탄핵", "윤석열 탄핵", "윤석열 체포", "물러나" 등을 외치며 헌법마저 유린한 권력에 대한 주권자의 심판 의지를 모았다.

10~20대 미래 세대도 K팝 아이돌 팬클럽 응원봉을 흔들며 진정한 민주주의 회복을 바라는 목소리에 동참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열리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릴 대통령 퇴진 시국대성회 집회에 앞서 오월어머니집 관계자들이 대동정신을 상징하는 오월주먹밥 나눔을 하고 있다. 2024.12.14. 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열리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릴 대통령 퇴진 시국대성회 집회에 앞서 오월어머니집 관계자들이 대동정신을 상징하는 오월주먹밥 나눔을 하고 있다. 2024.12.14. [email protected]


금남로와 5·18민주광장 등지에 설치된 천막에는 한겨울 궂은 날씨에도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거리에 나온 시민들을 위한 따뜻한 나눔과 연대의 손길이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 정당, 노조, 대학원, 새마을회 등이 운영한 야외 천막에서도 추운 날씨 속에도 금남로에 나온 시민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했다.

금남로부터 5·18민주광장 등지에 길게 늘어선 각 천막에서 마련한 핫팩, 주먹밥, 쿠키, 커피, 과자부터 어묵, 떡국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어려운 시국에도 서로를 보듬고 연대했다.

이날 총궐기대회를 연 시민사회단체는 금남로 주변 공중화장실, '선결제' 카페와 식당 등 위치를 표시한 지도 등을 온라인에 공유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이뤄지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6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서 시민들이 탄핵 가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주최 측 추산 금남로 일대에는 시민 1만5000명 이상이 모였다. 2024.12.1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이 이뤄지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6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서 시민들이 탄핵 가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주최 측 추산 금남로 일대에는 시민 1만5000명 이상이 모였다. 2024.12.14. [email protected]


표결 결과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재석 국회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국회의장의 탄핵안 가결 발표에 시민들은 일제히 '와아'하고 함성을 질렀다. 박수를 치거나 두 손을 힘껏 외치며 기뻐했다.

시민들은 "아이고 시원하다", "그래 이거지!!" 라면서 속시원해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집회에 참석한 김모(57)씨는 "탄핵안 심리 기한 6개월을 모두 채우기에는 너무 길다. 계엄 정국으로 인한 파탄난 경제 정상화와 민심·국가 안정을 위해 헌법재판소가 빠른 판결을 내려 달라"고 밝혔다.

박모(48·여)씨도 "늦게나마 탄핵안 가결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헌법재판관들이 중도·보수·진보 성향을 떠나 무너진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계엄 선포에 대한 응당하고 합당한 판단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대학생 김모(27)씨는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이후에도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거쳐 사실관계를 따져야 한다며 절차를 운운하고 있지만 실상은 당을 유지하고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에 불과하다. 대통령 비호 세력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죄에 대한 엄정 처벌을 해야 헌정질서 파괴 위기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윤모(38)씨는 "헌법재판 심리와 별개로 계엄 모의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줘선 안 된다. 대통령을 즉각 구속하기 위해 수사가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또 수사 과정에서 혼선·방해가 없도록 독립성이 보장돼야 한다. 내란범에 대한 확실한 단죄를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 후대에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재표결이 진행되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대통령 퇴진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1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재표결이 진행되는 14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대통령 퇴진 광주시민 총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2024.12.1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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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가결에 금남로 메운 광주시민들 "헌정질서 회복"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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