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보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때 동물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그리고 모든 동물의 상호작용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생물학자들은 육안이나 쌍안경,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명백한 것에는 더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제 동물들 간의 그리고 동물과 환경 간 상호작용을 분석할 때만 드러나는 방대한 미지의 지식을 탐구하고자 한다.
책 '동물 인터넷'(휴머니스트)은 세계 최초 동물 네트워크 개발기록이다.
기후 위기, 인류세, 생물 다양성 감소 등 문제에 대해 저자 마르틴 비켈스키는 우주를 이용한 동물 연구 국제 협력의 약어인 이카루스(ICARUS) 프로젝트를 이끌며 지구를 공유하는 동물들에게 이 위기를 헤쳐나갈 조언을 구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 '동물 인터넷'을 구축했다. 전파천문학에 쓰이는 위성 기술을 이용해 동물에게 단 '이카루스 인식표'로부터 동물 행동은 물론 온도, 습도, 고도, 기압 등 환경 정보까지 수신해 이를 거대한 서버로 관리한다.
동물 인터넷 구축 과정에서 저자가 만난 동물들은 우리가 자연에 대해 가져왔던 온갖 선입견과 오해를 불식시킨다.
우두머리 바다사자와 인간 마르틴 비켈스키 사이 권력 관계를 파악해 자기 신변에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이용하는 아기 바다사자 '카루소', 낯선 백로 무리를 따라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인간을 입양한 황새 '한지'를 우리는 동물과 우리의 관계를 정립하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된다.
참새처럼 작은 새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10배에 달하는 거리를 오가는 순간 목도, 수많은 연구진들 사이에서 호의적인 인간을 파악하고 행동을 달리하는 갈라파고스섬 쌀쥐들, 막대기를 물고 와 사람에게 던지기 놀이를 시킨 북극의 여우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들은 알고 있던 지식이 살아 있는 존재의 껍데기에 불과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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