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알바니아 협정 모델로 EU 밖에 ‘입국 심사 허브’ 구축
“이민자 수용에 한계” vs “올리브는 누가 따나, 비숙련 노동자 필요” 찬반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이 모인 17일 벨기에 브뤼셀 회의에서는 불법 이주민의 본국 송환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정상들은 공동 성명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처할 것을 촉구한다”며 새로운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EU집행위원회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불법 이주민 등을 EU 밖의 일정 장소에 일정 기간 체류하게 하면서 심사하도록 하는 ‘송환 허브’ 설치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영국 가디언은 17일 이번 정상회담에서 불법 이주민 송환 등을 위한 해외 센터인 ‘송환 허브’라는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문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민자 급증에 유럽의 극우 정당 약진
오스트리아는 급기야 극우 자유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에 이르렀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정상회담 후 “EU 지도자들이 체류 권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EU 외부 송환 허브를 구축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자들이 허브에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귀국이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되는 지, 허브 유치 국가는 어디인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18년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자국 내에 ‘입국 플랫폼’으로 알려진 이주자 처리 센터를 유치하려는 EU의 계획을 거부한 바 있다.
이탈리아-알바니아 '송환 허브' 구축 협약
알바니아는 EU 가입 후보국으로 지난해 11월 체결한 협약에 따라 이탈리아에 오려다 국제 해역에서 잡힌 남성들의 청구를 처리하기 위해 두 개의 망명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협정에 따라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주민 16명을 태운 이탈리아 해군 함정이 알바니아 서북부 셴진항에 입항했다. 인권 단체들은 '이주의 외주화'라며 비판하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알바니아 모델을 고려하는 국가가 많다”며 “실용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야당은 협정에 따라 이송된 첫 번째 사람들이 16일 도착하자 이 계획을 ‘완전한 실패작’이라고 비판했다. 방글라데시 출신 10명과 이집트 출신 6명의 남성 중 4명이 이탈리아로 들어왔다. 2명은 미성년자였다.
이 프로젝트는 매년 수천 명의 북아프리카 이주민이 시칠리아의 람페두사에 도착해 수용 능력이 한계에 도달하자 고안됐다.
‘미니 정상회담’에서 송환 허브 찬반 논란
이민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사회민주당 소속의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많은 유럽인들이 범죄를 저지른 외부인을 돕는 데 지쳐 있다”며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딕 슈프 네덜란드 총리는 16일 거부된 아프리카 망명 신청자들을 우간다로 보내는 계획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탈리아-알바니아 모델이 EU 전역에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합법적인 이주는 늘리돼 불법 이민을 단속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누가 우리의 올리브를 따겠는가?”라며 숙련 및 비숙련 노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이탈리아 모델이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가 질서 있고 안전하며 평등하게 이루어지도록 출신국과 협력할 것을 권고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는 영국 정부가 르완다로 망명 신청자를 보내는 계획을 언급하면서 효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르완다 협정은 이탈리아-알바니아 협정보다 더 급진적으로 성공적으로 망명을 신청한 사람들조차도 영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송환 허브’ 논란과는 별도로 ‘미니 정상회의’ 참석자들은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해서는 지지를 나타냈다.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온 이주민들을 유인해 폴란드 국경으로 보내 ‘습격’을 하게 함으로써 EU를 불안정하게 한다고 비난했다.
EU 지도자들은 “예외적인 상황에는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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