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칼 BND 원장 "나토와 직접 군사 대결도 선택지"
토마스 할덴방 BfV 청장 "獨 안 러시아 행위 양·질 증강"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독일 해외 정보기관 수장인 브루노 칼 독일연방정보원(BND) 원장이 "러시아가 하이브리드와 비밀 수단을 사용할 의지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수준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칼 원장은 14일(현지시각) 의회 공청회에서 러시아의 간첩 활동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군사적 충돌 가능성과 관련해 "나토와 직접적 군사적 대결은 러시아의 선택 사항이 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의 목표는 서방을 분열해 유럽의 방어 능력을 저해하는 동시에 잠재적 공격에 대비해 러시아 군대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의 레드라인(허용 한계선)을 계속 시험하고 대립을 더욱 고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대는 아마도 병력과 물자 면에서 늦어도 10년 안에는 나토를 겨냥한 공격을 시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것"이라며 "2022년 2월부터 이웃 우크라이나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유럽 국가보다 군대에 훨씬 더 큰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재래식 군대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론 이 같은 증강의 초점은 나토의 동쪽 면을 따라 서쪽으로 전략적 방향성에 맞춰져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을 유럽에서 밀어내고 1990년대 후반 나토 경계선을 복원해 러시아 영향권을 만들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국내 정보기관 수장인 토마스 할덴방 연방헌법수호청(BfV) 청장은 "연방헌법수호청은 러시아 정보기관의 공격적인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라며 "독일 안 러시아 행위가 첩보 활동과 방해 행위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증강했다. 심지어 러시아는 인명을 위험에 빠뜨릴 의향이 있다"고 판단했다.
유럽 각국 정보기관장은 러시아의 대담한 첩보 행위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닐스 안드레아스 스텐스네스 노르웨이정보국(NIS) 국장은 "러시아가 하이브리드 전쟁 행위에서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다"라며 "우리는 파괴공작(사보타주)이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서방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로 러시아 첩자의 위험성을 점차 경고하고 있다.
지난 7월 러시아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의 최고경영자(CEO)를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에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독일에서는 중도 우파 성향 거대 야당 독일기독교민주연합(CDU·기민련)이 대대적인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공격 배후로 러시아 군사정보국이 조종하는 APT28(팬시 베어)를 지목했다.
그보다 한 달 앞서서는 러시아 간첩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무기 선적을 방해하기 위해 독일 소재 방위산업체 대형 공장에 방화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북유럽 국가에 의도적으로 이민자를 보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북유럽 국가는 러시아에 국경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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