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미영 조수정 전신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4년 5개월 만에 정례화된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3국간 인적교류, 문화교류 등 각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 확대를 촉구하고 북한 비핵화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3국은 실질 협력 확대에 합의했으나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보였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를 강하게 규탄하며 북한 비핵화가 3국의 공동 이익이라고 한 반면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북한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선의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리창 총리는 약 90분간 정상회의를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늘을 기점으로 3국 정상회의는 정상화됐고,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한일중 협력체제가 더욱 발전해나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세 사람은 3국의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3국 협력의 기반은 세 나라 국민의 상호 이해와 신뢰로, 이를 위해선 자주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연간 인적교류 4000만명 달성 ▲미래세대간 교류 추진 ▲2025~2026년 한일중 문화교류의 해 지정 등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또 "우리는 무엇보다 3국 협력이 3국 국민들의 민생에 보탬이 되어야 하며, 국민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환경 조성, 안전한 공급망 구축, 환경·공중보건·초국경범죄 대응 협력 등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앞서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도 "3국 협력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 나라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 협력방안을 추구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과제에도 3국이 함께 힘을 모아 대응해나가기를 희망한다. 올해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우리 세 나라가 글로벌 복합위기와 지정학적 갈등 앞에 지혜와 힘을 모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를 언급하고 북한 비핵화 공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3국 공동의 이익이자 책임임을 재확인했다"며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오늘 예고한 소위 '위성 발사'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공조와 위성 발사 규탄에 대해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기시다 총리는 "먼저 제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예고와 관련하여 만약에 발사를 감행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강력히 그 중지를 촉구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안정이 일중한(한중일) 우리 3국에 공동의 이익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납치 문제'의 즉시 해결을 위해 양 정상께서 계속 지원해주실 것을 요청드렸고, 양 정상께서 이해를 표명해주셨다"고 납북자 문제 해결 지원을 요청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북한 정세를 비롯한 국제정세와 국제 경제질서 강화 등에 관해서도 3국간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북한 문제를 특정했다.
한편 리창 총리는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북한 등 한반도 안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공동기자회견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포괄적 입장을 밝혔다.
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진하는 데 유지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인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측'은 자제를 유지하고, 사태가 더 악화되고 복잡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북한을 특정한 것과 달리 '한반도 문제 관련 측'이라는 포괄적 용어를 씀으로써 한국과 일본 등 관련 국가들을 포함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리 총리는 "경제·무역 문제의 범정치화·범안보화를 반대해서 무역 보호주의와 디커플링을 반대해야 한다"며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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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의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27. [email protected]
한편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한일중 3국의 실질 협력 확대에 대해서는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각국의 입장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추진하자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4년 반 만에 개최된 오늘 정상회의에서 우리 세 정상은 지역의 평화와 번영의 막중한 책임을 공유하는 우리 3국이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대학 간 교류와 관광을 통해 인적 교류를 더욱 촉진하고, 또 내년부터 2년 동안을 ‘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하자는 데 세 정상의 의견이 일치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저출생·고령화 대책과 같은 3국 공통의 사회·경제적 과제와 그리고 글로벌 과제 해결에 힘쓰고, 우리 3국이 솔선하여 선진적인 무대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무역과 투자 양면에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 3국이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플러스'를 지향하고, 높은 수준의 규범을 포함하는 미래지항적 일중한 FTA(자유무역협정)의 바람직한 모습에 관하여 솔직한 의견을 나누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리창 총리는 "중한일 3국은 전략적 소통과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진정으로 공동 발전 추진과 국민 복지 향상에 입각하여 다음 단계 3국 협력 계획을 설계하고 구체적으로 추진해나감으로써 올바른 궤도에서 발전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그러면서 공급망 협력, 과학기술 혁신 협력, 인공지능·디지털·녹색경제 등 첨단분야 협력, 인문 교류 협력 확대 등을 열거했다.
그는 또 "경제·무역의 폭발적 연결을 심화하고 역내 산업망·공급망 협력을 강화하여 중한일 FTA 협상 체계를 추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