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불발 가능성 "전혀 없다" 더니
FT "英산업계에 큰 혼란 야기될 전망"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올해 12월 말까지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주장하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4일(현지시간) 희박하지만 협상을 마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영국 BBC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EU와) 협상을 마칠 가능성은 매우, 매우, 매우 높다"면서도 "상식이 무너질 순간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EU와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을 묻자 "절대 없다"고 답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 총리가 새해 첫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의 발언은 영국 산업계에 큰 혼란을 야기할 전망이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전환기가 끝나는 올해 말까지 영국이 EU와 무역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적용받게 된다. 관세율이 높아지고 물품의 이동에 제한이 생겨 사실상 아무런 협상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와 다를 바 없는 상태가 된다.
EU 측 전망도 밝지 않다. 11개월 내 영국과 포괄적 무역협상을 타결하기는 힘들다는 경고도 나온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의원들을 만나 "영국의 시장 접근은 그들이 EU 규정을 얼마나 준수하는지에 달려있다"며 "궤를 같이 하든, 아예 멀어지든 모든 결정은 영국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존슨 총리와 회동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품목별 관세와 쿼터 등 큰 골자만 잡은 무역 협상(bare bones trade deal)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EU 27개 회원국은 이날 유럽의회에서 환경보호, 노동법, 국가 지원 등 분야에서 영국이 EU와 공평한 기준으로 경쟁하도록 압력을 가할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프랑스 등 몇몇 국가는 영국이 브렉시트 전환기가 끝난 후에도 EU의 환경 규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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