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집중분석]코스닥 밀어올리는 바이오…쏠림·버블 우려도

기사등록 2017/11/22 15:02:16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코스닥이 전 거래일 대비 4.41포인트(0.56%) 오른 793.79로 출발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8포인트(0.11%) 오른 2,536.80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8원 내린 1,091.0원으로 출발했다. 2017.11.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코스닥이 전 거래일 대비 4.41포인트(0.56%) 오른 793.79로 출발한 22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8포인트(0.11%) 오른 2,536.80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8원 내린 1,091.0원으로 출발했다. 2017.11.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주의 상승세가 무섭다. 대장주로 자리 잡은 바이오주 인기 덕분에 코스닥도 날아오른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00년 초반 IT 버블을 떠올리며 바이오주의 이상급등 우려를 제기하는가 하면 코스닥의 바이오 쏠림 현상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 지수는 추석 연휴 직후부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10일 654.59로 마감한 지수는 지난 21일 789.38에 장을 마쳐 20.5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3.98% 증가하는데 그친 코스피를 압도한 것이다.

또 지난 2007년 11월7일 794.08에 마감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지점까지 오른 것으로 이같은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800선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지수 기준단위 변경 이후 최고점인 828.22포인트(2007년 7월12일) 기록을 깰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발표 예정인 정부의 '코스닥 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 방안'이 나올 때까지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도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정부의 혁신 성장을 위한 산업 육성 정책에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함에 따라 코스닥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닥 상승세는 바이오주의 거침없는 질주에 기인한 바가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후부터 전날까지 코스닥 시장의 주가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바이오주였다

이 기간 앱클론이 21000원에서 8만7100원으로 무려 314.76% 치솟았다. 신라젠은 4만5200원에서 13만1000원으로 189.82%, 셀트리온제약은 2만3800원에서 6만6500원으로 179.41%나 뛰었다.

엠지메드(155.16%), 네이처셀(134.47%), 텔콘(128.37%), 바이오니아(116.71%) 등도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주가 급등에 힘입어 바이오주의 시가총액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코스닥 제약 업종의 시가총액 합계는 추석 연휴 직후 41조4745억원에서 지난 21일 60조4377억원으로 45.72% 증가했다.

불과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몸집이 약 1.5배 불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에서 제약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18.39%에서 21.79%로 증가했다.

덩치가 불어나면서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는 종목으로서의 위치도 공고해졌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바이오주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코스닥 시총 1위 '대장주'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27조3178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으로 바로 옮긴다고 쳐도 LG화학(29조1546억원)에 이어 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코스닥 시총 2위 셀트리온헬스케어(11조9484억원), 10위 셀트리온제약(2조2170억원)까지 합치면 셀트리온그룹의 시가총액은 41조4832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시총 3위 신라젠의 시총은 8조7115억원으로 코스피 37위 기업은행(8조6516억원)을 능가하며 4위 티슈진은 4조1420억원으로 코스피 69위 한국가스공사(4조1217억원)보다 많다. 이밖에 바이로메드(2조7109억원), 메디톡스(2조5267억원) 등도 코스피 100위 안에 드는 시총을 자랑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와 반도체 업종에서 나타났던 코스피의 쏠림 현상이 코스닥에서는 바이오 종목으로 재현된 셈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주가 떠밀어올리는 듯한 코스닥 시장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어닝 시즌에서 최근 코스닥의 강세를 설명할만한 특별한 펀더멘털 변화는 발견하지 못했다"며 "현재 코스닥을 이끌고 있는 헬스케어 종목의 강세는 펀더멘털의 변화보다는 기대감에 의존을 하고 있으며 이미 과열 영역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 강세가 바이오·헬스케어를 위시한 소수 시총 상위 대형주에 편중돼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 셀트리온 그룹이 시총기준 국내 5대 그룹주로 도약했다"며 "심리적·수급적 단기 주가 과잉반응일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진단했다.

주도주 쏠림과 더불어 과열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 대표적인 예가 추석 연휴 이후로 주가가 세 배나 뛴 신라젠이다.

이 업체는 최근 3년 간 적자를 면치 못했으며 올해도 3분기 누적 영업 손실이 371억원에 달한다. 현재까지 상용화한 제품도 전무하다. 그런데도 코스피 시장의 제약시 시총 1위 기업 한미약품(6조5194억원)보다 시장가치가 높다.

이는 신라젠이 현재 개발중인 바이러스 항암제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하루 동안에만 2조477억원이 거래됐는데 코스닥 시장에서 개별 종목이 거래대금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코스닥 상승은 일부 종목에 집중된 현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2000년의 IT 버블과 2015년의 화장품, 바이오 버블 사례가 되풀이될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커지면서 상승했던 종목은 시간이 지난 뒤에도 현재의 고점을 상회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의 수익에 대한 욕구가 매우 큰 상태에서 기업 성장성이 과다하게 반영돼 주가가 단기간에 끌어올려 지고 있다"며 "그 에너지가 바이오에 몰렸다가 (버블이) 터져버리면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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