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조직에 코로나19 유입 책임 떠넘기기
본인 가정 상비약 기부하며 이미지 관리
코로나 상황 악화 시 주민 동요 불가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14일 코로나19 사태를 건국 이래 가장 큰 동란으로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상황이 악화되면 체제 유지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를 열고 "세계적으로 신형 코로나 비루스 전파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 악성 전염병의 전파가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방역 정책 실행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당과 인민의 일심 단결에 기초한 강한 조직력과 통제력을 유지하고 방역 투쟁을 강화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대동란을 언급했다.
동란이란 폭동이나 반란, 전쟁 따위가 일어나 사회가 질서를 잃고 소란해지는 일을 뜻한다. 이 때문에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는 것은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이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유입과 확산 책임을 당 조직에 전가하며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보건 위기는 방역 사업에서의 당 조직들의 무능과 무책임, 무역할에도 기인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동원하는 것은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지도력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 확산이 전국적임을 재확인하고 건국 이래 대동란으로 성격을 규정했는데 이는 그만큼 사태가 심각함을 자인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직접 지휘하는 것도 최고 지도자가 직접 방역을 챙김으로써 단시간 내 사태를 해결하고 주민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 규정한 것은 그만큼 지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김정은은 지금 자신의 리더십, 위기관리 역량이 최대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정권의 사활을 걸고 코로나 확산을 막아야 하는 상황임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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