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베트남 증시…왜

기사등록 2021/06/10 15:12:53

베트남증시, 올해 들어 20% 가까이 급등

국내 베트남 펀드들 수익률도 '승승장구'

이달 4일 VN인덱스 1374.05…최고치 기록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베트남 증시가 매섭게 달리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 증시의 VN지수(VN-Index)는 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들어 20%가량 상승하며 지난달에는 1300포인트를 돌파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재정정책과 경제가 확장국면에 들어서 상승요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낮은 백신 접종률과 현지 투자자들의 수급 변화가 우려 요인이라고 꼽았다.

10일 베트남증시인 VN인덱스(베트남 호치민 스탁인덱스)는 지난 9일(현지시각) 1332.90으로 마감했다. 이는 새해 첫 종가인 1120.47(1/4)보다 18.96% 오른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기준으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9.23%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 상품들의 수익률도 눈에 띄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베트남 펀드 78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8.01%로 집계됐다.

최근 한 달 기준으로 살펴봐도 평균 수익률이 10.28%로 나타났다. 펀드 상품 중 가장 높은 성과를 낸 건 '한국투자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H)'이다. 이 펀드가 최근 한 달 동안에 낸 수익률은 24.29%다.

베트남 증시의 활황세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로 인한 풍부한 자본 유입, 신규 투자자 증가, 정부정책 등이 꼽힌다. VN지수는 1년 전만 하더라도 800선 수준이었다.

VN인덱스는 이달 4일에는 1374.05까지 오르면서 증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1332.90로 마감하며 소폭 하락했으나 베트남 현지에서는 1400시대 개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베트남 증시 상승세에는 국내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대거 시장 유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에는 저가 매수를 투자 기회로 잡은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돼 증시가 바닥권에서 탈출했다면 올해는 상반기에는 대외 경기 회복에 기반한 제조업 수출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베트남 증시는 경기 개선 기대감과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금융업종과 IT 업종이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작된 철강주의 강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기세를 이어나갔다.

소재업종의 대장주인 호아팟그룹(HPG)과 호아센그룹(HSG)은 대내외 철강 수요 급증에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베트남 증시가 상반기 중 대외 경기 회복에 기반한 제조업 수출이 랠리를 이끌었다면 오는 하반기에는 재정정책과 내수경제 활성화가 증시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전당대회, 5월 총선을 끝으로 베트남 내 정치 이벤트가 마무리돼 강화된 정책 추진력을 기반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기대된다"며 "하반기는 베트남 내 백신 접종과 함께 내수 개선 속도가 빨리지며 경기는 확장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집행된 베트남 정부의 투자금은 113조4000억동을 기록했다. 직전 2개년과 비교한다면 매우 빠른 속도라는 평가다. 연초부터 고속도로와 국제공항 등 굵직한 대형 운송 프로젝트들이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재 착동 또는 착공이 가시화된 프로젝트들은 주요 거점 또는 경제구역을 연결해 베트남 내 운반비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며 이는 FDI 기업의 투자 단행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베트남은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았던 것과는 달리 백신 확보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기에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내 인구 비중이 1%대에 머물고 있다. 하반기 중 백집 접종률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경기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다져지게 된다.

아울러 상반기 랠리를 보였던 만큼 하반기 베트남 증시에서는 현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도 있어 이로 인한 증시 상승세 둔화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단기 조정의 선행지표이자 현지 투자자의 차익 실현 니즈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하노이인덱스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하노이 인덱스는 지난 4일 기준 20.6배까지 상승했다가 둘째 주 월~화 이틀간 동 지수는 매일3% 후반대 급락했는데 VN 인덱스도 영향을 받아 장 초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다"며 현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 강도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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