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런 정장의 이남자…한국인이라고?

기사등록 2023/03/30 14:25:30

'닛몰캐쉬' 채널의 쇼츠 영상(사진=유튜브 캡처) 2023.3.28 *재판매 및 DB 금지
'닛몰캐쉬' 채널의 쇼츠 영상(사진=유튜브 캡처) 2023.3.28 *재판매 및 DB 금지


심심할 때 인기 쇼츠를 둘러보는 사람이라면, 단 한 번쯤은 정체불명의 원색 정장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비장한 중국 노래와 함께 등장하는 남자, 바로 '닛몰캐쉬(본명 차청일)'다.

닛몰캐쉬는 '중국 틱톡 감성'으로 알려진 콘셉트를 더 과장해서 표현하는 방식으로 웃음을 준다. 티 나게 연출된 상황극을 통해 억지로 감동을 부여하거나, 심하다 못해 기괴해 보이는 필터를 영상에 씌우는 등이다.

그의 중국 틱톡 패러디 영상은 주로 '~하는 이유'라는 제목이 붙여진다. 줄거리는 대부분 불한당을 '참교육'하는 내용이며, 배경 음악으로는 중국 가수 한레이(韩磊)의 '향천재차오백년(向天再借五百年) 등이 재생된다.






영상은 후줄근한 차림새의 주인공이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목격하는 데서 시작된다. 주인공의 짧은 고뇌와 고난이 이어진다.

이내 노래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고, 주인공은 갑자기 맨몸에 정장을 갖춰 입은 모습으로 변신하며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다. 이와 동시에 얼굴이 작아지고 다리가 길어지는 필터가 씌워진다. 주인공이 단호히 자리를 떠나면, 그의 뒤에 남겨진 사람들은 경악하며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 뜬금없는 익룡 소리와 함께 독수리가 등장한다.

이렇게 '뇌절(비슷한 행동을 반복해 질리게 함)'에 '뇌절'을 더하는 점이 닛몰캐쉬의 매력이다. 그의 영상을 보다 보면 '웃기면서도 왠지 모르게 자존심이 상하는' 복합적인 감정이 든다.

'닛몰캐쉬' 영상의 댓글 창(사진=유튜브 캡처) 2023.3.28 *재판매 및 DB 금지
'닛몰캐쉬' 영상의 댓글 창(사진=유튜브 캡처) 2023.3.28 *재판매 및 DB 금지


댓글 창을 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다. 시청자들은 번역체의 말투를 흉내 내며 '중국 틱톡 댓글'을 패러디한다. 주로 어순이 맞지 않는 문장과 이모티콘을 사용하며 영상의 내용을 칭찬한다. 대표적으로 '그의 선행은 다른 선행을 부르는' '맙소사, 당신의 영상 매우 교훈적인' 등의 댓글이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들이 이걸 '진짜 한국 감성'으로 오해하면 어떡하냐" "나는 대체 언제부터 이런 감성을 좋아하게 된 걸까" 등의 반응도 보였다.






닛몰캐쉬의 콘텐츠는 이미 국내에서 하나의 밈이 됐지만, 사실 진짜 원본은 따로 있다. 중국 틱톡 감성을 비꼬는 '원조 닛몰캐쉬'는 베트남 국적 틱톡커인 'sieunhanmaixeo001'다. 그는 인스타 DM을 통해 닛몰캐쉬의 영상을 직접 칭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닛몰캐쉬의 영상은 '패러디의 패러디'인 셈이다.

에디터 DeunD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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