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기획-고환율 한계에 왔다]③기업들 어떻게 감당할까

기사등록 2022/09/28 16:56:43

최종수정 2022/09/28 17:48:27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30원을 돌파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9.26.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30원을 돌파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9.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대를 돌파한 데 이어 1420~143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등 경영 환경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환율마저 급등해 기업 실적은 크게 악화될 조짐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최근 국내 매출 500대 기업 중 제조기업들을 상대로 환율 전망 및 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국내 제조기업들은 올해 연평균 환율 수준을 1303원으로 예상했다.

연평균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긴 것은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현 시점의 연평균 환율 전망 1303원은 올 초 기업들이 사업 계획을 수립할 당시 전망한 연평균 환율 1214원에 비해 89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236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200원대(48.5%) ▲1100원대(29.5%) ▲1300원대(17.2%) ▲1000원대(2.9%) ▲1400원 이상(1.9%) 순이다. 환율 전망에 따라 올해 기업들의 매출액은 평균 0.3%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평균 0.6%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원·달러 환율이 평균 1423원, 최대 148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환율 전망을 묻는 질문에 최고가를 평균 1422.7원으로 예측했다. 전문가 6.7%는 148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고환율은 수익성 악화 측면에서도 문제지만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대기업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 하반기 양상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105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지난 7월 최태원 회장이 미국을 방문,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29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 미국 특파원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외국 투자는 달러로 해야 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투자 액수가 늘어나고 캐피털(자금)이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3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2.09.13.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3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2.09.13. [email protected]

고환율을 포함한 글로벌 경영 환경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기업들은 속속 하반기 경영 전략 재점검에 나서고 있다.

삼성은 지난 26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한자리에 모여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SDI·SDS·전기·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와 생명·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이 함께 모인 것은 지난 2020년 6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특강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들은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듣고 주요 사업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회의에는 참석하진 않았지만 이날 오찬을 함께 하며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다음달 19~21일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최태원 회장이 2박3일 일정 내내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요 계열사 CEO들은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 계획을 공유하며 그룹 차원의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LG그룹도 이번주 내 구광모 회장 주재로 정기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을 포함한 전 계열사 사장단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한 대응책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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