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개방 이후 끊임없는 논란…문화재·국격 훼손 비난
관광학계 "보존과 관광자원 활용은 상반된 개념 아냐"
청와대는 지난 5월 개방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구설에 시달렸다. 개방 첫날 한 관람객이 불상 앞 불전함을 훼손했고, 경내로 들어가는 연풍문 화장실에 쓰레기가 넘쳤다는 비난도 일었다.
가수 비가 넷플릭스 예능 촬영을 위해 깜짝 공연을 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고, IHQ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은 청와대 앞뜰에 소파를 설치하고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는 듯한 촬영을 해 비난받았다.
청와대에서 찍은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화보를 두고도 논란이 컸다. 모델들이 영빈관에 누워 포즈를 취한 모습에 '국격'이 떨어졌다는 비난이 줄을 이었다. 보그 한복화보 촬영의 후폭풍으로 오는 11월1일로 예정됐던 '구찌 경복궁 패션쇼'는 한때 무산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청와대가 지나치게 신성시되는 측면이 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직원들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업무를 보던 공간인데, 직원들을 위해 사용하던 식당을 시민들을 위한 카페로 활용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문화재 보존과 관광자원 활용은 전혀 상반되는 개념이 아닌데 너무 경직된 경향이 있다"라며 "얼마든지 협의하며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활용할 것은 활용하며 지속 가능한 문화역사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우리 국민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청와대가 어떤 비전과 가치를 줄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그 곳에서 버스킹을 할 지, 한복 관련 행사를 할 지 등은 실무적 차원이고, 더 큰 틀에서 어떻게 브랜딩을 할 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업계는 청와대 개방을 계기로 근대화 과정에서 끊어진 한양도성을 연결, 경복궁~광화문~북촌~종묘 등을 잇는 거대한 역사문화벨트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코로나 이후 국내외 관광산업이 회복하는 시기이고 세계적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도 매우 크다"며 "내년부터 2년간 '한국 방문의 해'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보존할 유산은 보존하고 활용할 것은 활용하면 청와대 개방의 파급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개방된 지 5개월이 다 돼 가는데 청와대를 중심으로 잘 만들어진 관광상품, 청와대를 명소로 부각할 수 있는 코스 개발 등 관광적인 측면에서의 논의가 부족했다"며 "굿즈 개발과 해외 상품소개 등 청와대를 관광 명소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경직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 관광 관련 협·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청와대를 관광명소화 하기 위한 계획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이왕 개방이 된 만큼 이제는 갈등을 넘어 미래로 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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