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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대수술①]부실·방만기관, 이름 빼고 싹 뜯어고친다

기사등록 2022/08/06 09:00:00

최종수정 2022/08/06 09:16:01

기사내용 요약

350개 공공기관 이달 내로 혁신 계획 수립해야
핵심 기능 중심으로 조직·인력·예산 정비 추진
작년 기준 부채 583조 달해…文정부서 84조↑
전문가들 "자본비율 등 재무 규제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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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가 내실을 다지지 않고 몸집만 키워온 공공기관을 향해 칼을 꺼내 들었다.

약 600조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은 채 변화 없이 기업 경영을 지속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혈세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면 그 피해는 국민이 돌아간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늘어난 공공 부문 일자리를 줄이고, 임직원 보수 체계도 성과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른바 '철밥통'을 깨기 위한 고강도 개혁을 예고한 것이다.

여기에 콘도·골프 회원권과 등 필요 없는 자산을 팔고,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출자회사의 지분을 정비하는 방향으로 재무구조도 개선하기로 했다.

◆350개 공공기관 허리띠 졸라맨다…이달 혁신안 제출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지정된 350개 공공기관은 이달 안으로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맞춘 계획을 수립해 각 주무부처에 제출해야 한다.

이 계획은 해당 부처 검토를 거쳐 기재부로 제출되고 오는 10월까지 '공공기관 혁신 TF'에서 조정 절차를 밟게 된다. 이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순차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의 골자는 각 기관의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조직·인력·예산을 정비해 나가는 돈을 줄이자는 것이다.

이에 조직·인원 조정은 올해 12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현원을 넘기는 정원은 원칙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단, 현재 공공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나 민영화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임직원 보수 책정에도 엄격한 잣대를 대기로 했다.

경제 상황, 기관 재무 실적, 전반적인 보수 수준 등을 고려한 임원 보수 지침이 오는 10월 나올 예정이다. 직원 인건비의 경우 오는 12월 예산 운용 지침을 통해 제시되는데, 경영평가 결과와 공무원 처우 개선율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호봉제 중심인 현행 보수 체계도 업무 난이도와 성과를 고려한 직무급으로 개편된다. 또한 기관이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와 국내외 여비 등 주요 경상경비도 올해 하반기에만 10% 이상 깎기로 했다.

불요불급한 자산도 매각한다. 여기에는 기관 고유 기능과 연관성이 낮은 토지·건물과 과도한 복리후생 용도인 콘도·골프 회원권 등이 꼽힌다. 아울러 2년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는 토지, 기계, 설비, 자재 등과 운영 기준에 위배되는 숙소·사택도 팔아치울 예정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거나 투자 손실이 50%를 넘긴 출자회사의 지분도 정리한다. 투자금 회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순손실 등도 살펴보기로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혁신계획의 적정성을 평가해 정부 업무 평가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우수기관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도 검토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혁신하겠다"며 "인력·조직 효율화, 복리후생 조정 등을 추진하고 재무위험기관에 대한 건전성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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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제9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급격히 늘어난 부채에 재무 우려 키워…"강제성 확보해야"

새 정부가 공기업의 방만 경영 바로잡기에 나선 이유는 최근 급격히 악화된 재무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 350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약 583조원으로 2016년 말(499조4000억원)과 비교해 16.7% 늘었다. 이전 정부에서 불어난 부채만 84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지난해 기준 공기업 1인당 영업이익은 1500만원으로 2017년 9억9200만원에서 대폭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에서 이자비용을 나눈 이자보상배율도 2.7에서 0.1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이 수치가 1 미만이면 기업이 벌어들인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5조8601억원의 적자를 냈다. 부채비율도 2020년 187.5%에서 223.2%로 크게 늘었고, 올해 1분기에는 이 수치가 262%까지 급증했다.

통상 시장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웃돌면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본다. 부채비율 200% 이상인 주요 공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한국가스공사(378.9%), 코레일(287.3%), 한국지역난방공사(257.5%), 한국중부발전(247.5%), 한국토지주택공사(221.3%) 등이다.

여기에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대한석탄공사 등 자원 공기업은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이 단기적인 비용 축소에만 집중돼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제도에서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통해 부채비율 등 목표치를 제시하지만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구속력은 약하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공기업은 정부의 정책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따라서 방만 경영을 100% 공기업 잘못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경영평가에서 재무 건전성 비중을 높이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자본비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장기 재무관리계획'과 연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과거 해외자원개발처럼 적절하지 않은 정책 사업을 할당하지 않고, 경제성을 충분히 확보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공기업과 정부의 행동을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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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부채는 583조원으로 전년 대비 41조8000억원(7.7%) 늘었다. 이는 공공기관 부채를 집계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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