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뇌 MRI로 초기 알츠하이머 찾아낸다…정확도 98%

기사등록 2022/06/21 15:49:58

400여명 실험…뇌 115개 영역·660개 특징 세부 관찰

알츠하이머 외의 뇌 이상 상태도 구분…98% 정확도

간단한방법·높은정확도·빠른진단…2025년 출시 목표

[서울=뉴시스] 뇌 MRI 사진. (사진=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2022.06.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뇌 MRI 사진. (사진=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2022.06.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영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간단하게 뇌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98%의 정확도로 초기 알츠하이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뇌 사진만으로 초기 알츠하이머를 일반적인 노화상태는 물론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른 뇌 질환 환자들과도 어떻게 다른지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들은 이날 영국 의학 전문지 '커뮤니케이션 메디슨'을 통해 일반적인 병원에서 사용하는 자기공명영상(MRI) 기술을 사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높은 정확도로 초기 알츠하이머를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MRI 데이터를 사용해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 차이를 비교해 치매 단계의 명백한 뇌 수축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식별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원인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 원인 질환으로 미국에서만 약 600만명의 사람들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원들은 4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해 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연구원들은 먼저 가벼운 인지 장애만을 가진 환자 172명을 조사해 MRI 스캔이 뇌의 변화를 얼마나 잘 포착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이 알고리즘은 기억력 테스트를 따로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4건 중 3건의 경우에서 노화와 알츠하이머의 경우를 정확히 구분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간 뇌의 115개 영역에서 이상 징후를 찾아 크기와 모양, 질감 등 뇌의 660개 특징을 관찰하며 인간의 눈으로는 놓칠 수 있는 매우 작고 미묘한 변화를 포착한 것이다.

그리고 연구진들은 알츠하이머 환자 172명과 함께 치매 의심 환자 83명을 포함해 파킨슨병과 같은 다른 신경학적 질환이 있거나 혹은 건강한 사람들 254명을 대상으로도 실험을 진행했고 이 알고리즘이 높은 정확도로 다양한 뇌 이상 상태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들은 "이 알고리즘이 전문가들이 정확히 무엇이 치매 증상의 원인이 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이전에 이 기술을 통해 난소암이 있는 여성의 종양을 스캔해 암이 어떻게 진행될지 판단하기도 했다.

연구원들은 이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최대 98%까지 보고 있으며 "대부분의 병원에 있는 표준 MRI 기술을 사용해 진단 결과 또한 12시간 안에 빠르게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현재 기술로는 뇌를 스캔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억력·인지 검사 등 많은 과정이 필요하며 알츠하이머 진단에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연구를 이끈 에릭 아보아게 교수는 "현존하는 간단하고 상용화된 그 어떤 방법도 알츠하이머를 이 정도 정확성으로 예측할 수 없다"며 "우리의 연구는 이 분야의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단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끔찍한 경험일 수 있다"며 "시간과 불확실성을 줄인다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전했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원들은 이 프로그램이 2025년 안에 NHS에 출시되기를 기대한다.

논문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는 기억력, 사고력,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임에도 초기에 진단해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것이 쉽지 않다.

이들은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들이 최대한 진단을 빨리 받고 증상을 관리하며 미래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발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