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검찰 인사, 전공·기수 파괴 '믿을맨' 기용...'尹 총장' 때와 판박이

기사등록 2022/05/21 06:00:00

최종수정 2022/05/21 06:49:43

韓 장관 인사, 2019년 尹 총장 당시와 '닮은꼴'

"보복 인사 피해자 복귀한 것으로 봐야" 의견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소희 이기상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첫 검찰 인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소위 '윤석열 사단'이라 불리는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이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취임했던 2019년 7월 단행된 첫 인사와 이번 인사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등을 전후로 좌천됐던 특수라인들이 대거 중앙 무대의 복귀했다. 서울중앙지검장엔 송경호(50·28기) 수원고검 검사가 대검 차장검사엔 이원석(53·27기) 제주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엔 신자용(50·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임명됐다.

이들의 요직 복귀는 '한동훈 법무부' 체제가 출범할 때부터 예견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함께 박근혜 정부 적폐 수사 등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약했던 한 장관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굵직한 사건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일했기 때문이다.

송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일 때 '조국 수사'를 총괄했고, 신 송무부장은 국정농단 특검 파견검사 출신으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언급되는 특수통이다.

이번 검찰 인사에서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나 특수 수사 경험이 강조된 것인데, 이는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된 후 처음 냈던 인사와도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당시 주요 보직에 임명됐던 이들이 이번에도 요직을 차지했다.

이번에 대검 차장검사 자리에 오른 이원석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2019년 7월 총장으로서 처음 낸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한 장관도 당시 검사장으로 승진해 이원석 지검장과 함께 대검에서 각각 반부패강력부장과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했다.

'한동훈 법무부'에서 검사장급으로 승진한 7명도 윤 대통령이 총장이던 시절 요직에 올랐던 인물들이다. 신 송무부장, 송 검사, 한석리(53·28기)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총괄교수(서울서부지검장 임명)는 '윤 총장' 시절 단행된 첫 중간 간부급 인사에서 주요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1, 3, 4차장검사에 임명됐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2.05.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2.05.20. [email protected]

또 다른 검사장급 승진자인 권순정(47·29기) 전주지청장(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임명), 양석조(49·29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서울남부지검장 임명)도 당시 대검 대변인과 검찰연구관을 맡았다. 역시 검사장급으로 승진한 김유철(53·29기) 부산고검 검사(대검 공공수사부장 임명)와 홍승욱(49·28기) 서울고검 검사(수원지검장 임명)도 윤 대통령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과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 등 요직을 맡겼던 이들이다.

과거 '윤 총장' 인사 때는 통상의 검찰 간부 인사처럼 사법연수원 기수, 공안·형사·기획 등 전공의 구분 등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윤 라인'이거나 특수통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큰 반발을 낳았다. 인사 후 수십 명의 검사들의 줄 사퇴가 이어지기도 했다.

정권 수사에 나섰던 검사들이 좌천성 인사를 받았던 게 주요 원인이긴 했지만, 윤 사단이나 특수통만 주요 보직에 오른 점도 반감을 키웠다. 

이번 검찰 인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다. 한 검찰 간부는 "검찰 내에도 전공이라는 게 있다"며 "공안이나 형사, 기획 등 전공이 모두 무시된 인사다. 특수부가 아니면 검사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한 부장검사는 "앞으로 5년간 이뤄질 인사에서도 기수와 전공이 아닌 '수사연'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검찰 내에서 편 가르는 분위기가 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그럴 만했다'는 평가도 있다. 한 부장검사는 "보복 인사를 당한 이들을 복귀시킨 걸로 볼 수 있다"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도 "장관이 믿을 수 없는 사람과 일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주요 보직에 믿을 만한 사람을 임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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