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간식 '치킨 값' 인상, 어떻게 보십니까?

기사등록 2022/04/09 10:00:00

최종수정 2022/04/09 18:04:03

"팔아도 남는것이 없어요"…치킨 점주들 찬성

"치킨 메뉴 상징성과 물가 파장 고려"…소비자들 반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치킨 가격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제너시스 BBQ를 운영하는 윤홍근 회장이 "치킨 가격은 3만원이 돼야 한다"는 발언이 기폭제가 돼 치킨 가격 인상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먼저 치킨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쪽은 원재료 가격이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점을 인상 이유로 꼽는다. 최근에는 배달 요금까지 거리에 따라 오르며 점주들마다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다.

반면 치킨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국민 간식인 치킨의 상징성과 물가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원자재 가격은 변동성이 심해 가격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치킨 가격을 올려도 늦지 않다고 주장한다.

인상 찬성-"팔아도 남는것이 없어요" 점주들 항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후라이드 치킨을 1만8000원에 1개 팔았을 때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선 비용이 적지 않게 든다. 가맹점에 납품하는 닭고기 비용이 5400~5800원, 식용유 1800~2000원, 튀김반죽·소스 900~1000원, 부자재 및 서비스 음료 900~1000원 등이다. 여기에 배달앱 수수료 1800~2700원, 배달운임 2000~3000원 등으로 이 비용만 1만5500원에 달한다.

이때 판매가의 10~15%가 마진으로 남을 수 있는데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카드결제 수수료 등 매장 운영비를 제외하면 가맹점주가 실제 가져가는 돈은 극히 적다는 게 이들 목소리다.
 
최근 일반음식점 등 업소에서 사용하는 18ℓ 식용유 가격이 치솟는 것도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고민을 늘리는 요인이다. 롯데푸드 콩식용유(18ℓ)와 CJ제일제당 백설 카놀라유(18ℓ)는 지난해 최저가가 3만원선이었지만 현재 5만원 이하로는 구할 수 없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중 식용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식용유 가격이 더 오르면 본사를 비롯해 가맹점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후라이드 치킨이 치킨 메뉴 중 가장 저렴한데 마진률이 높은 다른 상품 대비 후라이드 치킨이 가장 많이 팔리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팔아도 남는 것이 없어 프라이드 치킨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상 반대- "치킨 메뉴 상징성과 물가 파장 고려해야"…소비자들 반발

이와 달리 소비자들은 치킨 가격 인상에 대부분 부정적이다. 이미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한번 올린 치킨 가격은 원부자재 가격이 인하되더라도 여기에 맞춰 동반 인하되지 않는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다. 원부자재 가격 하락기에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만 이득을 취하고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프랜차이즈 업체들 주장에 대해서는 표본의 오류를 지적했다.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치킨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을 판단할 수 없고, 튀김에 사용하는 식용류도 1회성이 아닌 재사용 가능한 제품이기 때문에 치킨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치킨의 상징성과 파장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치킨을 즐겨 먹는 사람들이 많아 치킨 가격 인상은 서민 물가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치킨 값을 올리면 피자와 분식 등 비슷한 업종으로 가격 인상 효과가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만약 치킨 가격이 소비자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소비자들의 치킨 구매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 외면으로 치킨 구매율 하락이 나타날 수 있고, 치킨 산업의 근간을 위협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 네티즌은 "60마리만 튀기고 식용유를 바꾼다는 브랜드가 나올 정도면 대부분 치킨 브랜드는 식용류 교체 주기가 긴 것 아니냐"며 "식용유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마다 치킨 가격을 올린다는 것은 소비자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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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간식 '치킨 값' 인상,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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