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 윤석열·김종인, 2~3일내 극적 '반전' 이뤄낼까

기사등록 2021/11/24 11:53:27

최종수정 2021/11/24 11:56:41

23일 김태흠·송언석, 24일 권성동·김재원…광화문 찾아

윤석열 뜻 전하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강력 요청

장제원 '백의종군' 선언도 김종인 누그러진 계기된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맞이하고 있다. 2021.11.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맞이하고 있다. 2021.1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선대위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 윤 후보와 측근들의 적극적인 설득에 김 전 위원장도 조금씩 우호적으로 입장으로 변화는 모양새다.

24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수일째 김 전 위원장의 서울 광화문 사무실을 드나들며 그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고 있다. 더욱이 김 전 위원장이 불편하게 생각하는 장제원 의원이 후보 비서실장을 맡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분위기가 김 전 위원장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전에 "일상 회귀" 말하던 김종인, 오후엔 "2~3일 후 입장 밝힐 것"

김 전 위원장은 전날(23일) 오전 광화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더 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나는 내일상으로 회귀하는 거다, 지금"이라고 말했다. 정치계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가 어그러졌다는 해석이 곧장 나왔다.

그러나 이날 오후 김 전 위원장은 보다 누그러진 메시지를 내놨다. "2~3일 사이에 입장을 밝히겠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려고 한 거지 내가 원해서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여태까지 여러 사람을 도와줬지만 한번도 내가 원해서 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2~3일 사이에 결단을 내려 다시 도움을 청하라'는 윤 후보를 향한 김 전 위원장의 압박으로 읽힌다.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가 달라진 배경에는 국민의힘 중진들의 간곡한 설득이 있었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의 광화문 사무실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중진 의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23일에는 김태흠(3선) 의원과 송언석(재선) 의원이 김 전 의원장을 만나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24일에는 권성동 사무총장과 김재원 최고위원이 김 전 위원장과의 만남을 예고했다.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의원들은 '선대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게 아니다'며 구체적인 회동 내용은 함구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하기 위해 국민의힘 인력이 총동원됐다는 해석이 적절한 상황이다.

장제원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도 김 전 위원장의 날이 무뎌진 계기가 됐다. 김 전 위원장은 장 의원의 중용에 줄곧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유력했던 장 의원이 선대위 합류를 포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후 김 전 위원장의 메시지도 달라졌다. 그는 "장 의원이 윤 후보 곁을 떠나는 것과 나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도 "(윤 후보가 찾아오면) 만날 수 있다"며 문을 열어둔 상태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1.11.24. [email protected]


윤석열의 삼고초려…尹측 "받드는 게 힘들지만"

윤 후보 역시 삼고초려에 나섰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당사 사무실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러 간다"고 밝히며 "다 윤 후보의 뜻이다. 내가 어떻게 윤 후보의 뜻도 없이 나왔겠나"라고 말했다.

총괄선대위원장 자리에 김 전 위원장을 앉히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권 의원은 김 전 위원장 사무실 앞에서도 기자들에 "우리당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셔서 선거를 진두지휘해주시기를 원한다는 윤 후보 뜻에 따라서 말을 전달하기 위해서 왔다"고 밝혔다.

물론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윤 후보의 피로감도 감지된다. 전날 윤 후보를 만난 경선 후보들은 "그만하겠다는 건 아니다. 다만 밀당 과정에서의 피로도가 느껴졌다"고 뉴시스에 전하기도 했다.

윤석열 경선 캠프에서 대외협력특보 지낸 김경진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김 전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가치나 의미는 대단히 소중한데. 다만, 본인의 성격이 우리 한국말로 워낙 꼬장꼬장하신 분이다 보니까 이 분을 모시고 이 분의 뜻을 받드는 게 다들 조금 힘겨워했던 부분들이 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과정 중에 윤석열 후보도 있다, 이 정도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윤 후보에 김 전 위원장은 놓칠 수 없는 핵심 인물이다. 윤석열 캠프 비전전략실장이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종인 위원장 합류가 최종적으로 불발된다면 대선가도에 상당한 치명타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온다고 이기고, 없다고 지는 선거는 아니다"면서도 "상징성이 있는 분이고 그를 놓쳤을 때의 타격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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