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백신패스'와 미접종자 '주홍글씨'

기사등록 2021/10/13 14:55:21 최종수정 2021/10/13 15: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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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건강상태·부작용·기저질환 우려한 미접종자 많아
사회적 합의 안 된 추진...'차별' 호소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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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정부가 다음 달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을 위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자유로운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보장하는 '백신패스'를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침이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온라인은 찬·반 논쟁으로 시끌시끌하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거리두기 완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는 백신패스로 생길 차별을 걱정하면서 도입 철회를 요구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나서서 백신패스 도입을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튜브 채널 '양대림연구소'를 운영하는 고3 학생 양대림군은 지난 4일 '백신패스? 고3 학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날리는 경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백신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형태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백신패스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정부가 도입을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 등의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는 약 3000개의 댓글이 달렸다. 비난성 댓글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어른들이 하지 못한 말을 대신해줘서 고맙다"며 양군을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사회적 눈초리에 떠밀려 백신을 맞은 일부 직장인들은 본인에게는 백신 접종·미접종의 선택권이 없었음을 한탄하면서 양군에게 응원을 보냈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 타격을 호소하면서 수차례 거리에 나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를 요구할 때도 '고강도 거리두기'를 유지했다.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는 이해하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국민 안전을 위해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는 없다는 취지였다. 그런 정부가 최근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를 넘어서자 다시 백신패스를 앞세운 위드 코로나 시행을 추진하면서 국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국민 백신 접종 적극 권장으로 접종 완료율 목표치를 달성한 정부의 방침은 이미 위드 코로나를 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추석 연휴 이후 3000명대로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000명대 아래로 다시 내려갔지만 지난 7월7일 이후 100일 가까이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돌파감염이 늘어나면서 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19 재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이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는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만 고강도 거리두기를 고집할 수는 없다. 고강도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경제 피해 호소와 결혼식 인원 제한 등 국민 불만을 마냥 방치할 수도 없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 없는 백신패스 도입 등 지금의 방식으로는 위드 코로나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다고 해도 본인의 건강 상태 및 부작용, 기저질환 등을 이유로 1차·2차 접종을 고민하는 국민들이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백신 접종 완료율이라는 숫자에 치우쳐 국민 이해 없이 백신패스 도입을 강행할 경우 이들에게는 고스란히 '미접종자'라는 차별 딱지가 붙게 된다.

정부는 과거 거리두기를 계속 연장할 때처럼 일방적으로 백신패스 도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과 이해를 통해 사회적 불안감을 낮추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했을 때 정부가 추진하는 위드 코로나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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