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정상화…朴의장 ‘중재·협치' 리더십 발휘

기사등록 2021/07/23 22:22:58

여야 치킨게임 중에도 뚝심 있게 중재…1년2개월 만에 정상화

朴의장, 사흘 연속 원내대표 회동 주재…중재안 그대로 수용돼

여야에 "재보선 민심 고려", "고집 부리면 민심 경고" 설득

여당은 입법독주 해소, 야당은 법사위원장 실리 챙기는 '윈윈'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여야가 23일 21대 국회 개원 1년 2개월 만에 마침내 원 구성 합의를 이뤄낸 데에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와 협치 리더십이 발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판 '상원(上院)'으로 불리는 법사위원장을 놓고 여야가 한치의 양보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는 가운데 박 의장이 마지막까지 뚝심 있게 중재 노력을 펼친 끝에 그가 내놓은 타협안을 여야가 그대로 수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5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된 박 의장은 민주당에서 6선을 한 터줏대감으로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 중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 뿐만 아니라 야당 의원들과도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인화력이 좋다는 평이다.

그로선 자신이 의장을 맡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몫 국회부의장 공백과 18개 상임위원장 여당 독식이라는 기형적 구조가 이어져 온 데 따른 부담과 고민이 적지 않았다.

특히 국회의 모든 문제는 여야 간 협상과 협치로 풀어내야 한다는 게 박 의장의 오랜 소신이었기에 더욱 중재에 힘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가 새로 뽑힌지 3개월이 지나도록 원 구성 협상에 조금의 진전도 보이지 않자 더 이상 비정상적 국회 상황을 그대로 두고 갈 수는 없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여야에 ▲21대 국회 전반기 여야 11대 7의 상임위원장 배분 ▲국민의힘에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직 배분 ▲법사위 체계·자구심사로 권한 제한 및 심사 기간 60일 단축 등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던지고 협상에 악셀을 밟았다.

이번 중재안은 국회의 오랜 원칙에 따라 법사위를 배분하되 더 이상 법사위가 상원 같은 존재가 돼서는 안 된다는 박 의장의 문제의식이 담겼다고 한다.

이어 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를 사흘 연속으로 불러 대화의 장을 만들고 이날 하루에만도 세 차례나 원내대표 협상을 주재했다.

협상 과정에서 박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에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고려해야 한다"며 후반기 법사위원장 양보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에도 "야당이 계속 자기 입장만 고집한다면 국민들에게 더 이상 약자가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경고를 받을 수 있다"며 중재안을 받아들일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한 후 미소짓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 집무실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한 후 미소짓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3. [email protected]
그럼에도 여야 간 협상이 난항을 겪자 박 의장은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 의지대로 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전달했고 결국 여야 원내대표는 중재안 그대로 합의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박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가 각 당에 반대 의견이 적지 않다고 애로를 호소하자 법사위원장 배분을 놓고 반대 목소리를 낸 여야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설득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박 의장의 중재안은 여야가 실리와 명분을 주고 받는 상호 '윈윈'의 타협안으로 평가받는다. 여당은 입법 독주라는 부담을 해소하고 야당은 내년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확보하는 실리를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합의문 발표 뒤 "양당이 원만히 합의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코로나와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국회가 합의 정신을 실현했다는 점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국회를 국민의 뜻에 부응할 수 있도록 원만히 운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야 원내대표들도 박 의장의 중재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협치를 다짐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년 2개월에 걸쳐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가 공전을 거듭해 왔다. 여야가 그만큼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이라는 의미"라며 "박 의장께서 현명한 중재안을 내놓으셔서 합의에 이르렀다. 의장께서 협치의 길을 열어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박 의장께서 국회 운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주시고 많은 애를 써주셨다"며 "앞으로도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회가 협치의 장으로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여당은 더 열린 마음으로, 야당은 협조하는 마음으로 국민들에게 좋은 정치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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