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성화 "'비틀쥬스' 어릴적 나랑 닮아 즐거워...마스크 쓰고 관람 아쉬워요"

기사등록 2021/07/22 00:00:00 최종수정 2021/07/22 10: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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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정성화. 2021.07.22. (사진 = 파크위드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정성화(46)는 뮤지컬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94년 SBS 개그맨 출신으로, 2004년 '아이 러브 유'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푸근한 인상과 함께 뛰어난 가창력·개성으로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전환점이 된 건, 2007년 '맨오브라만차'. 애초 제작사로부터 코믹한 산초 역을 제의 받았다. 하지만 오디션에서 돈키호테 역에 지원, 당대 뮤지컬스타 조승우와 더블캐스팅됐다. 정성화를 개그맨으로 인지하고 있는 관객들이 많았던 당시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영웅'의 안중근,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등 진중한 역할로 무게감을 더했다. 동시에 '스팸어랏' '라카지' '킹키부츠' 같은 뮤지컬을 통해 코믹함도 벼려왔다. 특히 국내 라이선스 초연 중인 뮤지컬 '비틀쥬스'(오는 8월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타이틀롤 비틀쥬스로 물 오른 코미디 감각을 뽐낸다.

1988년에 제작된 버튼 감독의 영화 '비틀쥬스'가 원작.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를 소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98억년을 산 비틀쥬스는 이미 죽었기에 죽지 못하고, 이미 죽었기에 살지도 못한다. '저세상 텐션'을 갖고 기괴하지만 무섭지 않고, 독특하지만 특별한 매력을 보여준다.

21일 온라인으로 만난 정성화는 코미디와 비틀쥬스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막이 2번 연기가 됐는데, 마침내 관객을 만난 느낌은 어땠나요?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 연습을 해서 첫공을 막공처럼 완벽하게 하기를 바랐죠. 현대 기술이 접목된 작품이라 장치 물동량과 오토메이션(자동조작)이 많아 제 자리를 찾기 어려웠어요. 조심하지 않으면 다리를 헛디게 되거든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뮤지컬 '비틀쥬스' 정성화. 2021.07.22. (사진 = CJ ENM 제공) photo@newsis.com
-유준상 씨와 비틀쥬스 역에 더블캐스팅됐습니다.

"선배님은 신사적이고 호감형이죠. 귀여운 모습도 있고, 그런 부분이 장점이죠. 반면 저는 기괴하고 못났고 무례하고 말을 아무렇게 내뱉습니다. 하하. 역대 '배트맨' 시리즈의 조커를 찾아보면서, 조커 같은 느낌을 내려고 했어요. 악동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 어릴 때랑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유령인만큼 몸을 흐물흐물 만드는 것에도 신경을 썼죠."

-진중한 역할도 많이 하셨는데, 이번 코믹한 역할은 어떠셨나요?

"개그맨으로 이력을 출발해 이런 캐릭터에 남들보다 장점이 있죠. 물고기가 물을 만났거나, 씨름선수가 모래판을 만난 경우죠. 작업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다만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인해) 관객분들이 마스크를 쓰고 소리를 내지 못하시는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얼른 코로나19가 종식이 돼 '껄껄껄' 웃음 소리를 듣고 싶어요."

-코믹한 역할과 무게감 있는 역할을 동시에 오가는 뮤지컬배우는 드문데요. 앞서 '맨오브라만차' 캐스팅 이전까지 개그맨에 대한 선입견을 벗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것으로도 알고요. 만약 한 이미지로 고정돼 고민하는 후배가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배우가 어떤 것에 대해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시도해내는 것이 중요해요. 자신이 가서 잘할 수 있다는 걸 반드시 증명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이미지가 탈피 가능하죠. 제일 중요한 건 '네가 원하는 이미지가 있다면 반드시 증명해라'입니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뮤지컬 '비틀쥬스' 정성화. 2021.07.22. (사진 = CJ ENM 제공) photo@newsis.com
-뮤지컬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이 코로나19에 밀려서 개봉이 늦어지고 있는데, 여러 생각이 많이 드실 거 같아요. 아직 한국에서 미개척 분야인 '뮤지컬영화'에 대해서는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나요?

"코로나19 시국 때문에 개봉 자체가 어려워 많이 아쉬운 마음은 있어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항상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 배우로서 이상적이죠. 언제가 관객분들과 만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한국 내 뮤지컬영화의 시장이 개척은 제 소망입니다. 우리나라도 뮤지컬영화 시장의 거점이 됐으면 해요. '영웅'이 그런 작품이었고요.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이뤄내고 싶어요. 그래서 좋은 뮤지컬배우들이 영화 시장을 두드렸으면 해요."

-작품의 성격마다 다르겠지만 '좋은 코미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코미디의 모든 장치가 약속에 의해서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거죠. 사전에 약속되지 않은 애드리브로 관객들을 웃길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약속에 의한 코미디 전달이 좋아요. 특히 '비틀쥬스'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잘 짜여진 코미디로 코미디를 했던 사람으로서 뿌듯함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국에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비틀쥬스'를 봐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죽음도 삶의 일환이라는 메시지를 줘요. 저도 작품 덕분에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또 유쾌함으로 죽음 관련 이야기 전달하는 방식도 새롭고요. 아울러 지금 상황이 '비틀쥬스' 내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두가 힘들고, 어렵고, 안타까운 순간이라 삶에 대한 희망을 찾아야 하는데 '비틀쥬스' 속 인물들이 어둠 속에서 희망을 찾거든요. 스트레스를 날리고, 희망을 갖고 삶을 살아야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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