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ETF 도입?…관련 법안 살펴보니

기사등록 2021/07/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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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_pic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28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1.06.2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암호화폐를 제도화하기 위한 국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17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엔 금융회사의 암호화폐 투자를 허용하는 '가상자산 거래 및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제정 법률안'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권은희 국회의원이 발의한 이 제정안은 이르면 다음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4개의 암호화폐 관련 법안과 함께 법안소위에 회부돼 심사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의 법안이 타 의원들의 법안과 차별화된 부분은 자산운용사의 가상자산투자를 명문화한 것이다. 자본시장법상 집합투자기구가 암호화폐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을 명확하게 규정, 암호화폐 상장에 대한 중앙정부의 규제 대신 시장 논리에 기반한 자율적인 상장관리와 자정적인 평가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만약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상장 등이 가능해진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관련 규제 미비를 이유로 암호화폐 ETF 승인을 재차 연기, 국내에서도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될 지는 미지수다.

금융위는 지난 2017년 금융회사의 암호화폐 투자를 전면 금지했지만, 권 의원 측은 이러한 조치는 법률상 근거 없는 정책적 규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가상자산 투자를 금지하는 명문상 규정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상장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용자들의 피해는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중앙정부의 규제 대신 시장 논리에 기반한 자율적 상장관리와 암호화폐에 대한 자정적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무위가 지난 12일 전체회의에서 법안소위에 상정키로 한 4건의 법안은 ▲가상자산업법안(이용우 의원 대표발의) ▲가상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김병욱 의원) ▲가상자산 거래에 관한 법률안(양경숙 의원)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강민국 의원) 등이다.

이중 이용우 의원이 지난 5월 대표발의한 '가상자산업법'은 암호화폐 정의규정을 마련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제정안은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자산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했다.

이 의원은 또 후속법안으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과 '공직자윤리법 개정안'까지 대표발의했다. 현행 특금법에 금융정보분석원(FIU)장이 가상자산업자의 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는 사유에 '가상자산업법'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를 포함시켜 적격사업자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직자 및 공직후보자의 등록재산에 암호화폐를 포함토록 했다.

김병욱 의원이 지난 5월 대표 발의한 가상자산업권법은 불록체인 기술은 육성하되 시세조종, 가장매매 등 암호화폐 불공정거래행위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4개 법안 중 유일하게 암호화폐 거래소를 등록제로 해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다. 암호화폐 거래업 또는 가상자산보관관리업을 하려는 경우 '등록'을, 이를 제외한 가상자산업을 하려는 경우에는 금융위에 '신고'해 가상자산업을 제도권 내로 편입토록 했다. 이 때 가상자산과 법정통화와의 교환을 예정하고 있는 사업의 경우, 특금법상 실명계좌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등 자금세탁 방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안은 진입장벽이 가장 높다는 평가다. 외국 사업자들을 포함해 가상자산업을 하려면 모두 법인으로서 금융위 인가를 받도록 했고, 자기자본금 요건도 30억원으로 높게 설정했다. 거래소 뿐 아니라 가상자산보관관리업·가상자산지갑서비스업, 발행업도 인가제를 적용하고 자기자본금 요건은 20억원 이상을 적용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을 발행할 때 금융위의 심사·승인을 받도록 하고, 금융위 산하에 '가상자산발행심사위원회'를 만들어 사전심사를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처럼 국회에서 입법을 서두르는 것은 암호화폐의 주먹구구식 상장과 폐지의 피해가 고스란히 이용자들에게 전가돼 파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 20개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가상자산은 2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각국은 가상자산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등 암호화폐 거래소나 투자자들에 대한 규제와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특금법만 실명계좌나 ISMS 등 일부 마련되는 등 제도적 공백으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와는 별도로 정부도 금융위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정부안을 준비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과기부, 기재부 등 다른 부처와 함께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국조실을 통해 정부안을 낼 방침"이라며 "특히 의원들의 입법 내용을 TF를 구성해 증권법으로 넣을 수 있는지, 아니면 별도법을 따로 구성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78개에 달하는 암호화폐를 단일 자산으로 보기 어려워 현재 지급형, 토큰형 등으로 분류하고 분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서두르기보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완벽한 법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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