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피 '폭탄 돌리기' 성행…파수꾼이 없다

기사등록 2021/06/09 16:01:42 최종수정 2021/06/09 16: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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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다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증시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다시 66조원으로 늘어났고 빚투도 23조575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분기 정부 곳간에 쌓인 주식 거래세만 약 5조원에 육박한다. 주식시장의 열기가 시작된 지난해 1년간의 주식거래세가 12조3743억원이었다. 올해 증권거래세율이 전년 대비 0.02포인트(p) 낮아졌지만 더 뜨겁게 주식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증시 곳곳에서는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초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SPAC)이 급등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스팩은 비상장사와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통상적으로 합병 소식 전까지 주가 변동이 없으며 합병 발표 후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5월 스팩 59개사의 평균 수익률은 무려 35.5%를 기록했다.

스팩은 상장 후 1년 뒤부터 청산 기한인 3년 내로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하면 청산된다. 청산 시 공모가와 이자를 지급하지만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한 투자자의 경우 손실이 발생한다. 즉, 가격이 이상 급등했을 때 매입한 투자자는 해산시 손해를 볼 수 있다.

우선주에서도 과열 현상이 나오고 있다. 두산의 우선주인 두산2우B가 3일 연속 상한가를 보이고 있고, 노루홀딩스 우선주는 4월부터 현재까지 590% 폭증했다. 덕성 우선주도 1만원대에서 4만5000원까지 올랐으며 노루페인트 우선주도 300%의 수익률을 시현 중이다.

동전주라 불리우는 종목들의 급등 현상도 있다. 연초까지 600원대였던 이스타코는 현재 3670원으로 6배 가량 뛰었고, 2월까지만 해도 900원대였던 대한전선은 이제 32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700원대였던 대유플러스도 이제는 2배가 넘는 가격을 형성 중이다.

하지만 이런 혼탁한 시장을 관리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제 몫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많다.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규제가 사후라는 점이다. 모든 불법이 자행된 후 사후에 규제를 하면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의 사례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 스팩 역시 한국거래소가 뒤늦게 기획 점검 착수한다고 발표하자 가격이 급락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코스피가 건전한 랠리를 보이기 위해서는 최근 성행되고 있는 폭탄돌리기가 사라져야 한다. 자본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위원회와 감시시스템인 CAMS(Catch-All Market Surveillance)가 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특정 세력들의 투자 기법은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다. 사후 처벌에 대한 기준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감시와 규제 기능이 사전적으로 이뤄져야 건전한 자본시장 조성이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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