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배우 이경미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종합예술"

기사등록 2021/06/10 13: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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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머시브 사운드 연극'...에바역 1인2역
22일부터 7월4일까지 세종S씨어터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경미. 2021.06.10. (사진 = 세종문화회관·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프랑스 소설가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가 국내에서 연극으로 옮겨진다.

오는 22일부터 7월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 동명 연극(각색 황정은·연출 오경택·작곡 이진욱 작곡)이 공연한다.

미국 뉴욕주 제너시오의 실존 성공회 사제인 시미언 피즈 체니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사제관 정원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기보한 음악가다. 그는 사별한 아내가 사랑했던 사제관 정원의 모든 사물이 내는 소리를 기보하는 것으로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승화했다.

당당한 매력으로 주목 받아온 배우 이경미가 시미언의 딸 '로즈먼드'와 시미언의 죽은 아내인 '에바', 1인2역을 맡는다. 시미언 역의 정동환, 내레이터 역의 김소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3인극 중 한 축을 꿰찼다.

이경미는 2012년 21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연극 '뜨거운 바다'(연출 고선웅)에 캐스팅돼 대학로를 달궜다. 이후 연극 '비너스 인 퍼' '메리제인' '인형의 집, 파트 2' 그리고 뮤지컬 '펀홈' 등에서 주체적이면서 도발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여성들의 워너비'로 떠올랐다.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를 통해 기존과 다른 모습을 예고한 이경미를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났다.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 될 거 같습니다. 기존 연극과 다른 지점은 무엇인가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경미. 2021.06.10. (사진 = 세종문화회관·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제공) photo@newsis.com
"'이머시브 사운드 연극'이에요. 연주자들이 무대 위 연기자들과 함께 참여를 합니다. 연극적이고, 음악적이면서, 무용 공연 같은 종합 예술 형태입니다."

-아름다운 언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작품처럼 보입니다.

"섣불리 감정을 정해서 전달하면, 말을 훼손하는 느낌이 들어요. 무궁무진한 감정의 말이 있죠. 섣부른 판단을 견제하면서, 대본을 다시 보고 있어요. 감정을 하나의 감정으로만 말하지 않는 작품이라 조심스럽습니다. 그런 복잡성이 시(詩)적이기도 하죠. 자신의 에너지로 잘 표현을 해야 하는데, 정동환 선생님의 '초고급 연기 강의'를 통해 배우고 있어요."

-시미언의 딸 로즈먼드와 그의 죽은 아내인 에바 역을 동시에 소화하는데요. 어떤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까?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경미. 2021.06.10. (사진 = 세종문화회관·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제공) photo@newsis.com
"로즈먼드와 에바는 겉보기에 비슷할 수 있어요. 에바는 독립적의고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심지가 단단하죠. 반면 로즈먼드는 결핍 덩어리이에요. 한 없이 외롭고요. 스스로 충돌하는 느낌이 강해요. 또 시미언이 말하는 에바와 에바가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들이 달라요. 결국 시미언 자신이 해석하는 에바와 진짜 에바는 달라서, 에바와 시미언이 만나는 장면에서 그녀가 또 다르게 보일 겁니다."

-그간 맡아온 당당하고 도발적인 여성 역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 성격도 그러한가요?

"제가 주도적이고 셀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덤벙거리고 소심해요.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살 거 같은데, 겨우 말을 하고요. 그런 캐릭터를 맡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그 캐릭터 때문에 오히려 용기를 얻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이번에 로즈먼드를 연기하면서 외로워요. 이렇게까지 외로웠던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로즈먼드는 아빠·엄마를 그리워하면서 모든 것을 다 바쳐, 두 분의 음악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죠. 스스로 부딪혀 결국 자신으로 설 수 있었어요. 홀로 선 멋진 여성이죠."

-배우의 꿈은 어떻게 갖게 됐나요?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이경미. 2021.06.10. (사진 = 세종문화회관·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제공) photo@newsis.com
"원래 모델이 꿈이었어요. 중학교 때 TV 속에서 런웨이를 당당하게 걷는 모델들에 압도당했죠. 예고 연기과에 진학한 것도 모델을 하려면 감정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키(170㎝)가 더 안 자라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에서 요정을 연기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어요. 자연스레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하게 됐죠."

-주변에서 '솔직하고 투명한 배우'라서 믿음직스럽다고 하시더라고요. 배우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시간이 지나면, 때가 묻기 마련이잖아요. 해왔던 습성대로 편하게 하려는 것도 있고요. 그런 점을 계속 경계하려고 해요. 그래서 솔직하게 느끼고, 솔직하게 말하고, 솔직하게 바라보려고 하죠. '멋있는 척' 하는 것보다, 내면이 아름다워서 그걸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로즈먼드를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아빠(시미언)의 말을 솔직하게 들으려하고, 내 안의 충돌과 마주하려고 하죠. '평화주의자'라 공연은 행복한 작품을 택하려고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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